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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장난감회사 공장 폐쇄 … ‘세계의 공장’ 연기 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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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문을 닫은 중국 광둥성 장무터우의 대형 장난감 공장 앞에서 17일 노동자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은 데 대해 항의하고 있다. [둥관(광둥성) AP=연합뉴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중국의 실물경제로 번졌다.

중국 중앙방송(CC-TV)과 남방(南方)일보 등 주요 언론들은 “중국 최대의 장난감 생산업체인 허쥔(合俊)그룹이 15일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공장 두 곳을 폐쇄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허쥔은 세계 5대 완구 브랜드 중 마텔 등 3개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 왔다. 생산량의 70%를 미국 시장에 수출했다. 중국과 홍콩 언론들은 “중국 기업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첫 사례”라고 풀이했다.

인건비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자금난에 시달려 온 이 업체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평가절상(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산 완구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매출이 줄어든 데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결정타가 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공장 폐쇄로 6500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됐다.

중국은 세계 완구 제조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산 완구의 70%가 광둥성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에서 중소기업의 연쇄 도산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국가세관총서는 올 들어 7월까지 전체 장난감 수출업체의 53%인 3631곳이 문을 닫았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종도 구조조정 위기에 처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의 자동차 가격 부문 책임자인 청샤오둥은 “일부 부실한 브랜드와 경쟁력 없는 업체들이 내년부터 도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익성이 약한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우선 정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는 52개 자동차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강판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저가 경쟁에 나선 바람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국의 자동차 소비는 지난 두 달 연속 줄었다. 상하이 소재 CSM 아시아의 황제루이 애널리스트는 “경기 하강기에는 강자만이 생존한다”며 “토종 업체들이 수요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고속 성장하던 중국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경제전문 인터넷뉴스인 중국재경신식망은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3분기 성장률을 9.1%, 스탠다드차타드와 모건스탠리는 9.5%로 예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3분기 성장률은 다음주 발표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금융위기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중앙정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두잉(杜鷹) 부주임의 16일 발언을 인용해 “상하이(上海)와 장쑤(江蘇)·저장(浙江)성 등 동부 연안지역 공장에서 생산과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경기 둔화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일련의 조치들을 발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를 주임으로 하는 ‘금융위기 대응위원회’를 발족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진작과 공공지출 확대를 비롯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대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분석가 심펜 도퍼는 “중국 정부의 첫 번째 조치는 다음달 초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에는 GDP를 3%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더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둥관(광둥성)=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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