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찾아온 우울증, 웃음이 치료약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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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최고의 ‘명약’이다. 중앙일보 웃음치료전문가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들이 강의를 들으며 활짝 웃고 있다.

“월요일엔 원래 웃고 화요일에 화끈하게 웃고 수요일엔 수수하게 웃고 목요일엔 목 터지게 웃고…..”

사방이 우울한 얘기뿐이다. 금융 공황으로 연일 경제가 수렁에 빠지고 있는데 연예인들의 죽음이 다시 한 번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래도 웃어보자. 웃고 싶어지는 일, 그것도 배꼽 빠지게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세상이라고 웃음이 주는 효과를 포기할 순 없다. 일부러라도 뒤로 자빠질 정도로 웃음을 쏟아내 보면 삶은 다시 풍요로워진다.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와 전문가의 조언을 소개한다. 

◆노래로 극복한 초등학교 교사 김소연(가명·여·45세)씨=자살 위험상황까지 갔던 김씨의 우울증은 남편에게서 비롯됐다. 믿었던 남편이 결혼 후 십수 년간 이중생활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부터였다. 충격으로 그녀의 우울감은 깊어져 아무도 만나기 싫었고, 죽음만 떠올랐다고 한다. 자살도 수차례 시도했다.

그녀를 극도의 우울증에서 구한 것은 우연히 날아온 메일이었다. 수렁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던 그녀에게 ‘펀 북시사회’라는 메일이 온 것. 웃어본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평소 책을 좋아하는 그녀는 책 소개도 받고 남들이 웃는 모습이라도 볼까 해서 시사회를 찾았다. 그녀는 ‘웃음치료-조인스 펀퍼포먼스’과정을 수강했다. 강사는 매일 억지로라도 웃으라며 ‘요일마다 웃자’는 노래를 함께 부르게 했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변화가 찾아왔다. 처음엔 함께 손뼉 치며 배꼽 빠지게 억지로 웃는 것이 어색했지만 점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자신감이 생긴 그녀에게 강사는 혼자서 극복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는 조언을 했다. 그녀는 조만간 정신과 전문의를 소개 받을 예정이다. 

◆이유 없이 찾아온 우울증을 퇴치한 김경자(가명·여·43세)씨=김씨는 어릴 적부터 스트레스에 약하고 사소한 일에도 불안해하고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우울감을 느꼈지만 시큰둥한 가족들의 반응과 부담 주기 싫다는 생각에 혼자 삭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한동안 잊었던 우울증이 찾아왔다.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작은 일에도 부담을 느끼고, 잘 못할까 봐 걱정을 했다. 양육과 살림살이에도 자신이 없고 또래 주부들과 어울리는 것도 힘들었다. 점차 수면장애·식욕부진 등 신체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충동적으로 자살 시도를 할 것 같은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그녀의 상태를 걱정하던 친구가 블루터치 핫라인(1577-0199)을 소개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우울증 자가검진과 상담을 받게 된 것. 의사는 정신과 치료를 권유했으나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으로 한동안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주변의 도움으로 용기를 내 치료를 시작했고, 치료경과가 좋아 수면과 식욕장애가 점차 호전됐다.  

◆서울시 광역정신보건센터 이명수 센터장의 의견=우울증은 여성의 경우 평생 10∼25%, 남성은 5∼12%가 한 번은 걸릴 만큼 흔한 병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뇌의 이상,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별·외로움·실직·경제적 걱정 등 생활사건과 환경적 스트레스가 요인이 될 수 있다. 갑상선·뇌졸중·고혈압·암·당뇨병 등 신체질환이 우울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 및 조기발견이다.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업무·학업, 대인관계 또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느껴진다면 자가검진을 통해 감정상태를 체크하거나, 블루터치핫라인과 같은 무료 상담전화를 이용한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혼자서 우울감을 극복하려고 애쓰기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신과 가족, 가까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은 가장 확실한 지지자다. 우울증 환자의 70~80%가 항우울제만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리=조인스닷컴 최은숙 기자

우울증을 이기는 12가지 지혜

[1] 창밖을 보고, 꽃 향기를 맡아보자.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우울증 해방의 첫걸음

[2] ‘반드시’ ‘꼭’ ‘틀림없이’ ‘절대로’와 같은 단어는 우울증으로 귀착되는 분노와 상처를 준다.

[3] 죄책감이나 적개심이 일어날 때는 춤을 추거나, 고함 치고, 허공에 발길질하는 등 행동으로 풀자.

[4] 용서하고 잊어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자. ‘나는 이렇게 판단했던 내 자신을 용서한다’ 등.

[5] 너무 많은 일, 치밀한 계획표는 자신을 얽는 올가미. 일들을 그냥 그렇게 되도록 놔두자.

[6] 유머 있는 생활을 하자. 웃음은 우울증을 신속하게 치료하는 훌륭한 약

[7] 음악은 단순히 기분을 어루만지는 이상의 역할을 한다. 좋은 음악을 듣자.

[8] 표현이 곧 즐거움이다. 그림·노래하기·춤추기 ·운동 등 능동적으로 참가하는 일을 하자.

[9]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자. 하찮은 것과 하찮은 행동도 존재의 가치가 있다.

[10] 비타민 B군·C·미네랄은 우울증·면역계와 관계가 깊다. 적당한 영양을 공급하자.

[11] 유산소 운동, 가벼운 산책, 요가 등은 우리 몸에서 항우울물질인 엔도르핀을 만든다.

[12] 늘어져 있지 말자. 자세를 바로 하고, 고개를 들며, 심호흡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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