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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경 “파랑·노랑 이어 빨간 챔프 재킷도 입고 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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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3주 동안 3개 대회 연속 우승.

4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서희경이 드라이버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최승식 기자]

프로골퍼 서희경(22·하이트)에겐 지난 3주가 꿈같은 나날이었다. 그 사이에 그는 무명 선수에서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뛰어올랐다. 이렇게 기막힌 신데렐라 스토리가 또 있을까.

서희경은 19일 경기도 이천 BA비스타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KLPGA 투어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에서 4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제까지 국내 골프 역사상 남녀를 통틀어 4주 연속 우승을 거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개막 전날인 18일 서희경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갑자기 3승을 거두다니 저 스스로도 믿기 힘들어요. 시즌 목표를 3승으로 정해놓긴 했지만 프로에 와서 3년 동안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터라 1승만 해도 감지덕지할 형편이었거든요. 꿈이 아닌가 싶어 요즘도 가끔 팔을 꼬집어 봐요.”

서희경은 쾌활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프로암을 끝냈다는 그는 “주변에서 4주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파란색과 노란색 우승 재킷은 있는데 빨간색 재킷은 아직 없다. 첫날 신지애·박인비와 함께 라운드하는데 마음을 비우고 이전과 똑같이 경기하면 (이번 대회 챔피언 재킷인) 빨간 재킷을 입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동료인 홍란(먼싱웨어)의 챔피언 재킷을 입어본 뒤 연전 연승을 거두고 있는데 정작 서희경의 우승 재킷은 누가 입었을까.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빈하이 오픈 때는 아예 챔피언 재킷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무도 입어보지 못했지요. 챔피언 재킷의 효력이 이번 대회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호호~.”

3주 연속 우승한 뒤에 달라진 게 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3주 동안 평생 받을 전화를 다 받았어요. 휴대전화 벨이 너무 많이 울려 전화기가 뜨끈뜨끈해질 정도였으니까요. 자신감이 생긴 것도 달라진 점이지요. 예전엔 경기 막판이 되면 초조해지면서 경기를 그르치곤 했는데 이젠 그런 현상이 없어졌어요.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서희경이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3억4415만원. 상금 선두인 신지애(4억2618만원)에 이어 랭킹 2위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상금은 1억원. 4주 연속 우승하면 상금랭킹이 뒤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서희경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돈 문제는 생각할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아버지 서용환(49)씨는 “상금은 주로 희경이 엄마가 관리하는데 아직 얼마를 벌어들였는지 알지 못한다. 연말에 크게 한턱 낼 생각”이라며 즐거워했다.

서희경이 승승장구하면서 그를 후원하고 있는 하이트도 덩달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희경이 우승할 때마다 우승상금의 5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지만, 몇 배 이상의 광고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는 서희경의 우승에 대비해 보상 한도 1억원의 보험에 들었다. 그러나 그가 잇따라 우승하면서 한도를 초과, 호주머니 돈을 꺼내 인센티브를 줘야 할 형편이다. 그래도 하이트 측은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서희경은 “매일 아침 할머니가 손녀의 성공을 빌기 위해 새벽기도를 나가신다. 도와주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나태해지지 않도록 신발끈을 조여매겠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사진=최승식 기자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 중계 일정

1R : 19일 MBC-TV (오후 1시50분), 2R : 20일 J골프, Xports, MBC ESPN(오후 3시), 3R : 21일 J골프, Xports, MBC ESPN(낮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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