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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러브 터치] 섹스는 창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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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브 벡스터는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 실험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그가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남자의 침(타액)을 받아 뇌파검사기에 연결시킨 후 그를 몰래카메라를 설치해둔 방에 들여보낸다. 그 방에는 여자의 누드가 실린 잡지가 놓여 있다. 그 남자는 볼까 말까 망설인 뒤에 잡지를 집어 페이지를 넘긴다. 다른 방에 있는 그의 침에 연결된 뇌파검사기에는 미동이 전해지는데, 그가 누드 사진을 볼 때는 그 파동이 더욱 강렬해지다가 페이지를 넘기자 서서히 원위치로 돌아오곤 했다는 것이다. 그와 이미 분리된 침에서도 그의 뇌파가 흔들리는 것이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 여성의 침을 받아놓고 그녀를 8km 떨어진 홍등가를 걷게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길을 걷던 그녀에게 포주가 다가가 함께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했을 때 그녀는 당혹감과 수치심, 거부감을 느꼈다. 그때 그녀의 침과 연결된 뇌파검사기에는 심하게 바늘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것을 대체의학에서는 인간의 세포는 몸체와 연결돼 있지 않아도 메시지를 받을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몸의 작은 부분이 전체를 대표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나는 성에 대해 공부하고 주된 관심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섹스와 연결시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누군가와의 섹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섹스를 누군가와 하다 보면 키스도 하게 되고, 서로의 체액이 오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 몸에 들어온 그의 체액은 그의 생각을 반영하도록 반응하지 않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와의 섹스를 통해 그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그와의 친밀감이 깊어지는 것을 경험하지 않는가?

언젠가 ‘누군가와 섹스를 하면 그의 성 에너지가 내 몸 속에 7년을 머문다’는 말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섹스를 하기 전에 이 사람과 관계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섹스 중에 그 한 사람의 에너지나 생각뿐 아니라 그 사람이 전에 접한 여러 사람의 성 에너지나 생각이 함께 들어온다면 생각하기도 무서운 일이다.

섹스는 단순히 감각만의 만남이 아니라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교통하는 행위다. 그래서 각자의 몸이 따로 감각을 느끼기도 하고, 함께 악기가 어울리듯이 한 방향으로 서로를 연주하기도 하고, 이미 각각의 우주인 둘이 만나 함께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것 같은 창의적인 경험을 나누는 것이 바로 섹스다.

배정원 연세성건강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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