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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재령서 전국노래자랑 여는 게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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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뛰는 MC로는 국내 최고령 고참이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1951년 홀로 남으로 왔다. 본명은 송복희(宋福熙). 예명인 송해(宋海)는 월남하던 배 안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그 너른 바다 같은 세상을 다 품겠다는 마음을 다지며 지었다. 북에서는 해주 예술학교를 다니며 성악을 전공했다.

풍부한 성량과 정확한 발음은 이 시절 공부가 바탕이 됐다.

55년 창공악극단 가수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무대 생활 54년째를 맞고 있다. 60년대에는 ‘남자 미용사’ ‘단벌신사’ ‘내 팔자가 상팔자’ ‘운수대통 일보직전’ 등 희극 영화 10여 편에 단골 배우로 출연했고, 80년대 들어 MBC-TV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 구봉서·서영춘·배삼룡 등과 함께 등장해 인기를 누렸다. 70년대 당시 동양방송(TBC)이 시작한 교통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는 라디오 교통 프로그램의 효시로 17년 동안 그가 진행을 맡아 애청자의 사랑을 받았지만 외동아들이 차 사고로 죽은 뒤 바로 마이크를 놓았다. 교통사고를 줄이자고 호소한 자신의 아들이 그 희생자가 되자 자괴감으로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26년 너머 그가 MC를 맡고 있는 ‘전국노래자랑’은 송해라는 이름과 떼어 놓을 수 없는 명품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이 무대에서 제 끼를 한껏 풀어놓을 수 있도록 든든하게 받쳐 주는 그의 진행 솜씨는 송해 외에 다른 사회자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전국노래자랑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고 있다. 남북통일이 되면 고향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여는 게 꿈이다.

1주일에 반 넘게는 전국노래자랑을 위한 준비와 진행에 전념하고 그 외 날에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한 건물 3층에 있는 ‘한국 원로 연예인 상록회’ 사무실에 나와 옛 친구들과 정담을 나눈다. 석양 무렵 벗들과 어울려 나누는 소주 한잔을 보약으로 생각한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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