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쓰비시 차 망친 건 경영진 오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잘나가던 미쓰비시 자동차를 망친 것은 경영자의 오만과 과신 때문이었다.”

한국 진출을 앞둔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益子修·59·사진) 사장을 최근 도쿄 본사에서 만났다. 미쓰비시는 1994년 예상을 넘어선 레저차량 판매 호조로 도요타에 필적하는 실적을 냈다. 당시 일본 언론도 “다음 목표는 도요타뿐”이라고 치겨세웠다. 지나친 자신감에 찬 경영진은 판매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채 대형차부터 경차까지 전 차종 모델을 늘렸다.

하지만 이후 사세는 급격히 저물었다. 미국에서 경영 실책과 리콜이 줄을 이었고, 2002년에는 트럭 타이어가 주행 중 튕겨 나가면서 행인 두 명이 사망했다. 더구나 경찰 조사 결과 경영진이 문제를 알고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파산설이 돌던 2004년 6월 마스코 사장이 미쓰비시상사에서 구원투수로 부임했다.

그는 “리콜은 현장 근로자의 문제가 아니라 비전을 주지 못한 리더십 부재가 원인”이라며 “사장은 나쁜 소식을 제때 전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스코 사장은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국내외 공장 네 곳을 폐쇄했고, 차종을 대폭 단순화해 대형차를 없앴다. 이 결과 2006년부터 흑자를 냈다. 지난해엔 러시아·중동 등 신흥 시장의 호조로 매출 2조7000억 엔(약 27조원)에 400억 엔의 순이익을 냈다.

그는 “미쓰비시가 도요타가 되지 못한 것은 제품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미숙했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파제로 같은 새로운 컨셉트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도요타보다 먼저 내놨지만 이내 판매가 강한 도요타에 덜미를 잡혔다는 얘기다.

미쓰비시는 대우자판과 손잡고 이달 말 한국에서 차를 판다. 그는 “디자인과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조금씩 한국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또 내년 하반기 세계 자동차 업계 처음으로 전기차(경차급)를 시판한다. 가격은 정부 보조금을 받아 3000만원(약 300만 엔) 정도다. 2010년에는 유럽·미국에 수출한다. 한국 수출에 대해 “가격과 물량이 맞지 않아 쉽지 않을 것” 이라고 했다.

마스코 사장은 한국과 인연도 깊다. 신입사원 때 한국에 부임, 현대자동차의 기술 제공 파트너로 3년3개월 일했다. 배움을 통해 성공하겠다는 한국인의 근성과 근면이 글로벌 현대차를 만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김태진 기자

[J-HOT]

▶ "김정남 7월말부터 평양 체류…이런 경우 드물어"

▶ "잘나가던 미쓰비시 자동차 망친 것은…"

▶ 서울 날아오는 북한 포탄 막으려면…

▶ 지관 스님, 경찰청장이 손 덥썩 잡아도 '쌩~'

▶ 상대방 안가리고 엽색행각 소문난 총각국왕

▶ '10년 무료급식 봉사' 목사, 3억 횡령혐의 구속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