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노회찬 방송 이후 대화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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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 노회찬 민노당 당선자 (연합)

지난주 일요일 방영된 MBC 일요아침 토론프로그램 '생방송 이슈&이슈' 프로그램이 화제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민노당 노회찬 사무총장이 출연해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정형근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강령이나 정책은 북한을 추종하는 것으로 문제가 많다"는 색깔론을 시종일관 펼쳤다.

노 총장도 이에 맞서 "그런 발상을 가지고 어떻게 21세기에 살아남으려 하는가. 흑인과 백인을 멀리서 코끼리가 보면 똑같아 보인다"고 응수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두 토론자는 50분간 진보정당 원내 진출의 의미, 민주노동당의 강령, 이라크 파병,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섰으며 주로 정형근 의원이 민노당의 정책이나 주장에 대해 '사상검증' 질문을 하고 노 사무총장은 이에 반박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당대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노간의 대화는 토론이후에도 계속됐다.

디지털중앙일보는 이들이 토론이 끝난후 했던 이야기 녹취록을 전재한다. 이 녹취록은 생방송 이슈&이슈 팀이 해 민노당 홈페이지인 '판갈이넷'에 제공한 비디오테이프를 판갈이넷이 녹취한 것이다. <편집자 주>

정형근: (부유세와 관련해서) 10억 규정은 조금 상향한다든지, 기본 취지는 그렇더라도…. 하지만은 그런 기준을 가지고…. 기준이 10억으로 돼 있어요.

노회찬: 기준 시가로 10억이지 현시가로 하면 30억입니다. 그 정도는 (세금을) 좀 먹여야 되지 안겠습니까?

정형근: 그 정도는 좋죠. 그 정도는 좋죠.

노회찬: 나중에 부유세 법안 만들 때 좀 도와주십시오.

정형근: 그럽시다. 알겠습니다.(웃음) 사실은 우리 노 당선자 마찬가지지만 우린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노 당선자도 좋은 학교 좋은 학교 나오고, 저도 학교 나오고 했는데….

노회찬: 학생회장까지 하셨는데….

정형근: 저도 찌그러진 서민 출신이거든요. 저는 학교를 나와 가지고 공직에 달리 길을 들어가서 이리 왔고, 우리 노 당선자께서는 머리 좋은 분이고, 사실 그때 당시 중학교에서 경기고등학교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 동기도 있었는데….

대학에서 다른 길 택해서 정말 서민이라든지 노동자…. 상당히 존경합니다. 용기를 가지고 유신 때 거릴 나가신 거, 쭉 말씀하시는 거, 이력 이걸 보고는 참 용기 있는 분이 오늘날 여기까지 오셔서 이렇게 마주보고…. 길은 다르지만 어려운 길 택한 것은 대단히 존경하고.

노회찬 :아닙니다. 그때 총학생회장도 하시고…, 저는 사실은 좀 고지식해서 학교에서 배운 거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형근 :민주노동당도 여러 점에서 강령으로 그냥 만들다 보니까 많이 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날 민주노동당도 올 것으로 생각했어요. 사실 보면은 정치권에 정말 실망, 절망, 회의하는 사람 되게 많습니다.

뭐 잘 아시겠지만 5백만원도 안되는 걸 가지고 좌판에 놓거나 그런 거 구멍가게 놓고 말이죠, 그렇게 사는 서민들 너무 많고 빈부격차 점점 커지기 때문에 이대로 간다면은 정말 나라가 어떻게 되겠어요.

선거를 통해서나, 제 주변을 통해서 만나면서 많이 느끼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민주노동당의 주택정책이라든지 서민정책 이런 거 쭉 읽어보면 우리가 감히 하지 못하고 임대차보호법이란든지 이런걸, 용기 있게 해간 것은 정치권 큰 쇼크, 충격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계속 간다면 저는 민노당이 굉장히 게인(영어 'gain-얻다, 달성하다'로 추정됨)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노 당선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나라 아예 제쳐놓고 앞으로 열린우리당이 보수정당이 되고 민노당이 이제 진보정당이 되가지고 (노회찬 "야당") 아, 야당이 되가지고 이렇게 구도가…. 저는 생각이 다른데 저는 전통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이라든가. 노무현 당선자가 소위 젊은 층이라든지, 또는 30대 40대 초반의 당시 암울한 군사독재를 경험했던 세대, 그리고 서민들, 이것이 그분들의 지지기반의 근간인데, 이게 민노당으로 이전 할 것으로 봅니다. 민노당으로. 그리고 우리가 영국을 보면은 보수당, 자유당 그 다음에 노동당이었지 않습니까. 자유당 노동당 하다가 자유당 없어졌지 않습니까.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지금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세는 굳지만은, 전통적인 보수층은, 또 저희들도 많이 바꿔야 되지 않겠습니다만, 우리는 보수당 살아났고, 민노당도 약진하고, 중간에 열린우리당은 소멸될 운명이라고, 거꾸로 갈수도 있는….

노회찬 :예, 대단히 흥미있는 말씀이십니다. 무슨 말씀인지 잘 압니다. 어느 쪽으로 갈지 상당히 궁금하고요, 제가 드린 말씀은 한나라당이 전체가 다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과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지역 기반에 좀 차이가 있고, 몇가지 차이가 있지만 워낙 비슷하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과는 대단히 많이 대립하셨는데 오늘 말씀 듣고 보니 상당히 비슷하세요.

제가 볼 때는 그 정도면 별 차이가 없거든요. 하지만 제가 한가지 말씀들이고 싶은 건, 너무 북한문제에 대해서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 계신 거 아닌가, 그래서 매사를 그와 연관지어서 보시고. 이렇게 하니까, 우리 당에서 대해서도 말이죠 사실 우리가 할 말 다하고 하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말 못하는 것도 많은데 너무 몇 가지 특징적인 것만 연관지어서 똑같은 거다 말씀 하니까 저희들이 수용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설득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그런 쪽으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형근 :저는 그렇습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북한문제를 강하게 생각하는 입장이라든지, 또 북한을 전문한 게 아니고, 저는 우연히 검사로 음, 전두환 대통령이, 대통령이 돼서는, 저는 뭐 권력이라든지, 실세하고 연결되는 집안도 아니고, 처가나 본가나 전혀 없는데, 그 양반도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정보부를, 첫째 정보부을 철저히 개혁했습니다. 정보부 바꿨어요. 바꾸면서 검사 중 제일 똑똑한 놈 하나 골라 가지고, 가라 해 가지고 저는 진짜 어느 날 아무것도 모르게 검사로 잘 나가다가…. 지금 그대로 됐으면 검사 중에 총장도 하고 장관도 할 그럴 입장이 있었겠지만은 의연히 갔습니다.

가 가지고 있다가 '리갈어드바이저'(법률 자문역)로 1년 있다가 돌아올 건데 저기서 지휘관으로 들어가서 지금까지 안기부라든지, 정보부의 정말 모든 잘못된 여러 가지 권력행사든지, 잘못 저지른 것은 모든 원죄를 제가 다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변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과정에서 대북 간첩사건, 대북 사건 대해서 12년간 종사를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장기간 종사하고 깊은 핵심을 취급한 예가 없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경험과 그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서 한 이야기지 제가 의도적으로 이걸 부풀려 가지고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노회찬 :너무 한쪽 정보만….

정형근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고영구 원장이 어떤 분입니까? 예를 들어서 뭐 박종철 사건이라든지, 심지어는 간첩 석방 투쟁 위원장도 하신 분인데, 가서 보신 겁니다. 가서. 실제로 제가 말 할 수 없는 사회적 저명인사, 지금도 모처에서 활동하는 이런 그 분들이 북한에 교육받고 온 분도 있습니다.

이분이 가서 보고 받고 보니까 이게 아니다. 이제 말을 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분이 옛날에 그대로 한다면 벌써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안기부도, 물론 안기부 줄이고 개혁하고 하는데, 그분은 상당히 옛날과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거든요. 말씀을 안하고 게시지만, 그런걸 볼 때…. 민주노동당이 저는 정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20년 안에, 정말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데 앞으로 그런 세상이 또 돼야겠죠 민주노동당의 강령도 바뀌고 노동당도 바뀌고, 노동당도 집권하고.

사실 옛날 같으면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는 것 상상도 못하고, 정치발전하지 않았습니까.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도 집권하는 시대가 와야하고, 저는 언젠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때 국정 전체를 생각한다면 많은 생각이, 국가정보원이랄지, 대북 문제랄지 많은 생각이 바뀌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생각합니다. 야당은 투쟁하는 것이고 잘못된 것을 지적을 해야 하는데 언론에서 그럽니다. 정형근이가 소위 폭로하고 공개하는 것은 거짓이 하나도 없다는 말, 그런 말을 합니다. 저는 이것을 예를 들어서 언론문건 같은 것도 제가 국회에서 이야기 할 때 저는 한달을 고민했습니다. 그 자료를 가지고.

하루 전에도 포천에 가서 혼자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저는 또 예를 들어서 송두율 교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직무유기를 하지 않으려면…,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건 "무조건 폭로다"라고 하지만. 앞으로도 꼭 해야겠다면 해야죠. 그러나 이것을 근거 없이 한다든지, 당리당략으로 다른 목적으로 한다든지, 이거는…. 저는 어떨 때 이런 말을 합니다. 폭로에도 철학이 있고 거기에도 깊은 성찰이 있어야지 하는 것이지 무조건 하는 것은 안되고, 할 필요가 있으면 나는 해야한다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회찬 :아 근데...

정형근 :지금 왜냐하면 '이슈엔이슈'가 기본적으로 시간이 모잘라요. 보십시오 방대한 자료를 보십시오. (자료를 보여주며) 독일 신 헌법에 공안논총, 우리가 국가보안법 뭐라고 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강합니다. 이런 것을 하나하나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 데 그런 시간이 없어요. 앞으로 이야기 많이 해야 한다.

(이때부터 노회찬 당선자와 대화를 끝내고 PD들의 질문이 시작됐다.)

PD: 오늘 토론 어땠습니까?

정형근: 글쎄…. 여러 가지 상대방에 이야기를 듣는데…. 뭐랄까 깊이 있는 토론이 안됐다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PD :노회찬 당선자는 토론 상대로 어땠습니까?

정형근: 글쎄, 자기 분야에 많이 공부를 했지만 아직도 그 무슨 80년에 'NL' 'PD' 그러한 생각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있다는 그러한 생각이 있습니다. 순수하면서도 또 조금 더 폭 넓은 그런, 버라이어티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국회 의정활동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D :비유법은 어땠습니까?

정형근: 오늘 특별한 비유는 없었습니다.

PD:그래도 한 3가지 비유가 있었는데요?

정형근: 별로 큰 인상 받지 못했습니다. 재미있는 비유로…. 저는 그래요. 예를 들어서 "삼겹살 50년 구워서 판갈이 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는데 그럼 삼겹살을 굽어서 먹는 건 좋은데, 판갈이 해 가지고 속이 벌건 말고기 해가지 오면 어떻게 할 겁니까?

그런 비유는 저는 별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있으면 그런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 처음에는 판갈이 해서 좋아요, 삼겹살 먹고 잘 지냈는데, 삼겹살도 먹고 소고기도 먹고 이럴 건데, 거기에 판갈이 해 가지고 속이 뻘건 말고기 가져오면 그건 어쩔 겁니까? 그런 여러 가지 대답을 할 기회가 충분한 시간이 된다면 저도 할 이야기가 많이 있었는데 그런 시간이 안되고….

PD:정형근 의원도 중간에 파병과 관련해서 비유를 한번 했는데요?

정형근: 시험문제죠 시험문제, 문제풀이 끝나고 시험문제 다 끝났는데 결과가 나오니까 이제 시험치자 이건 안되는 거죠. 그 시험 결과를 가지고 이걸로 어느 대학에 가고 어떻게 해야 하고, 이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 가는 생각해야 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은 공부를 더하고 보완할 생각을 해야지 이걸 엎어서 재시험, 시험 다시 하자 이러고 하는 것은 안되죠. 국제사회에 언약이고 국민이 다 보는 시험을 치른 건데, 이걸 다시 치자, 이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복지도 그래요. 민주노동당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데 스웨덴의 사회민주주의 이건 복지를 어느 정도하고 국가가 어느 정도 간섭하자 이것이지, 50% 복지 아닙니까. 스웨덴도 복지하다 90년대 초에 금융위기를 맞았어요. 금융위기를.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은 20%, 25%가 복지예산인데 돈 많으면 얼마든지 주죠. 이건 고등학교도 무료다, 의료도 전부 무료다. 이거 얼마나 좋습니까 . 제가 이런 이야기 하나 하죠. 소에서 우유를 짜는데 우유를 많이 짜 가지고 많은 사람 주면 좋죠. 하지만 너무 많이 함부로 짜다 소가 죽어버리죠.

국가도 마찬가지예요. 금융위기 해 가지고 네덜란드도, 아일랜드도, 영국도 영국병 걸리고, 독일도 독일병 걸렸습니다. 이런 무책임한 주장, 물론 정당 처음하고, 깨어나고 보니까 12석(10석을 착각한 것으로 추정) 얻었다. 이런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정리를 안 한 것, 이건 이해가 가지만은. 그러나 이건 책임없는 주장이에요.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이 복지 몰라서 못합니까 국가는 예산이 있는 거고, 재정이 있는 거고 파이 전체를 키워야죠. 분배 좀 한다. 이거 달콤하고 감각적인 이야기지만 무책임한 주장입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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