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가 80달러 예측, 지금도 변함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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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초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

삼성경제연구소의 김경원 전무가 3일 입을 열었다. 그는 유가가 치솟던 올 상반기에 “기름값이 조만간 하락세로 접어들고 내년이면 반토막 수준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본지 6월 24일자>

때마침 골드먼 삭스는 “2년 안에 배럴당 2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아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기도 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해 왔다.

유가는 그의 예측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7월 초 배럴당 147달러(두바이유 기준)를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4일 현재 100달러 대까지 근접했다. 하지만 김 전무는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러운지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누구 전망이 맞는지 그냥 지켜봐달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내년이 돼 내 전망이 틀렸으면 사과하겠다”며 종전 주장을 거듭 확인했다.

-유가 급락의 근거는.

“올림픽 이후 중국 경기가 하강 국면이다. 중국의 석탄과 철광석 수요가 매달 전년 동기 대비 20%씩 준다. 설비투자가 끝났다는 얘기다. 일부에서 ‘중국 연안만 개발돼 아직 내륙 개발이 남았다’고 말한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고정투자 비율이 55%나 된다는 건 연안 개발만으론 나올 수 없는 수치다. 또 세계의 공장으로 인플레 억제 역할을 했던 중국이 ‘자원의 블랙홀’로 변모해 인플레의 주인공이 된 것도 세계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까지 중국 과열성장의 혜택을 보며 인플레 걱정없이 통화를 맘껏 풀었다.”

-같은 데이터를 놓고 골드먼 삭스 등 외국 투자은행(IB)들과 전망이 왜 다른가.

“(고객에게 주식을 파는) ‘셀 사이드’는 한계가 있다. 나도 (셀 사이드에 속하는) 삼성증권에 있어봐서 안다. 자기 주식은 예뻐보인다. 이코노미스트나 애널리스트의 판단에 편견이 작용하기 쉽다. 연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원자재 펀드 투자자의 60%가 미국의 한 특정 투자은행과 거래한다). 또 미국이라고 천재는 아니다. 예전엔 우리가 보지 못하는 통계치를 그쪽서만 봤다. 지금은 누구나 실시간으로 정보를 본다.”

-앞으로 우리 경제 전망은.

“9월 위기설은 터무니없다. 우리 증시가 지금 돈이 급한 헤지펀드가 돈 빼기 딱 좋은 구조다. 그래서 일단 빠져나가지만 달러가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금융 악재로는 지금이 끝물이다. 그러나 1년 정도 어려울 거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과 대기업은 체질이 강화돼 끄떡없겠지만 빚 무서운 줄 몰랐던 서민과 한계에 달한 중견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고름이 터지고 고통을 견디면 2010년엔 다시 기회가 올 것이다. ”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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