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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금’ 끝내 못찾은 양태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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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운명은 ‘비운의 사나이’ 양태영(28·포스코건설·사진)에게 더 이상의 메달을 허락하지 않았다.

19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체조 남자 평행봉 결승에서 양태영은 메달을 따지 못했다. 연기 도중 멈칫하는 실수와 불완전한 착지 탓에 평소보다 부진한 15.650점을 받으면서 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7위에 그쳤다. 이주형 체조대표팀 감독은 “태영이가 메달에 대한 집념 때문에 긴장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연기 도중 힘이 들어갔다는 말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인종합 결승에서 오심 파문으로 금메달을 놓쳤던 양태영은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종합·평행봉까지 최대 3개의 메달을 노렸지만 빈 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돌아보면 오심 사건만 양태영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니다. 정상에 설 수 있는 기회마다 양태영은 부상으로 고개를 떨궜다. 2005년 멜버른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는 연습 도중 손가락을 다쳐 결승 경기를 포기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철봉 연기를 펼치다 무릎을 다쳤다. 개인종합과 평행봉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고도 세계선수권은커녕 아시안게임에서조차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불운은 이어졌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예선부터 부진했고, 메달에 대한 강박관념이 더해져 컨디션도 바닥이었다.

그 결과 아테네 올림픽 개인종합에서 사실상의 금메달 연기를 펼쳤던 양태영은, 이번 대회 같은 종목 예선에서 22위에 그쳤다. 단체전에서도 한국 선수 중 가장 부진한 연기로 점수를 갉아먹었고, 메달 획득의 기대를 무산시켰다. 스스로도 “단체전에서 실수가 많았던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대한체조협회의 배려로 후배 김수면(한국체대) 대신 출전한 개인종합 결승에서 양태영은 이를 악물었다. 평행봉에서 출전 선수 중 최고점수를 받는 등 선전, 최소 은메달을 내다봤다. 그런데 마지막 종목인 안마에서 결정적 실수를 저질러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는 경기 직후 “메달을 의식하다 실수를 했다”며 후회했다. 평행봉 결승이 끝난 뒤 양태영은 “열심히 응원해준 아내(김혜정)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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