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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얼굴을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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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언제 공주의 얼굴을 때려 보겠느냐. 마음껏 두들겨라.”

태권도 대표팀 문원재(46) 코치가 18일(한국시간)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올림픽 대진 추첨을 마친 뒤 황경선에게 던진 말이다. 여자 67kg급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황경선(사진右)은 첫 판에서 아랍에미리트의 공주인 셰이카 마이타 무하마드 라시드 알막툼(28·左)과 맞붙는다. 이들의 대결은 한국 태권도의 간판 스타와 아랍 공주의 자존심 싸움에다 두 나라 미녀들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황경선에게 대회 흥행을 위해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공주와 1회전부터 만나 부담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괜찮은 대진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붙어야 할 상대인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뭐 별거 있겠어요”라며 피식 웃었다. 강자의 여유였다.

대진 추첨에 참가한 UAE 코칭스태프도 “우리가 원하던 최상의 대진이다. 공주님이 첫 경기를 이길 것이다”며 들뜬 분위기를 보였다. 공주의 남다른 운동신경과 비밀 과외를 믿는 눈치였다. 12세 때 두바이의 왕세자인 아버지를 통해 가라테를 접한 공주는 이후 킥복싱과 태권도 등을 두루 섭렵한 무술인이다. 태권도는 2004년부터 수련했다. 공주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가라테 여자 60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실력파다. 공주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림픽 출전을 꿈꿨다. 그러나 가라테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어서 태권도로 전향했다. 공주의 태권도에 대한 집념은 무서웠다. 베이징에 들어오기 전 경희대에서 2주간의 전지훈련을 통해 태권 종주국의 기술을 집중 연마했다. 또한 베이징에 입성한 6일부터는 ‘메달 획득 모드’로 본격 돌입했다. 오전에는 팀 훈련에 참가한 뒤 오후에는 베이징 시내에 별도의 훈련장을 설치해 족집게 과외를 받았다. 강사로 나선 사람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뤄웨이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뤄웨이가 4년 전 황경선을 첫 판에서 만나 난타전 끝에 10-8로 꺾었던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황경선 역시 공주의 세세한 부분까지 철저히 파악하고 있다. 공주가 뛰었던 경기 비디오를 문 코치와 분석한 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결전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황경선의 전략은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몸통 공격보다는 화끈한 얼굴 공격을 통해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다. 이들의 맞대결은 태권도 경기 3일째인 22일 오전 11시15분에 벌어진다.

베이징=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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