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이후 … 태극전사는 지금 뭘 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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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태극전사들은 뭘 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대한체육회가 선수단 귀국일인 25일 서울에서 ‘도보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라며 메달리스트를 붙잡아놓는 바람에 이들은 베이징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도 치열한 경쟁과 부담감의 굴레에서 해방된 선수들은 모처럼 해방감을 만끽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장 바쁜 선수는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하룻밤 새 ‘국민 남동생’으로 뜬 이용대(20·삼성전기)다. 그는 쇄도하는 방송 인터뷰에 응하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베이징 시내에 나가 관광도 하고 선물도 사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도 없다. 이용대는 “폐막식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러다 보면 금방 2∼3일이 지나고 돌아갈 날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5·고양시청)은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는 쪽이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5개나 세우며 금메달을 따낸 선수라 수많은 방송 출연과 인터뷰 요청이 있지만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력을 많이 소비해 몸을 추스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23·강원도청)은 벌써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10월에 전국체전이 열리는데 운동을 오래 쉬면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금메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트레이닝 홀에서 가볍게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장미란과 사재혁은 19일 열린 역대 남자 105㎏급 전상균(27·조폐공사)의 경기를 보며 응원전에 동참했다.

펜싱 경기를 모두 끝낸 대표팀을 돌려보내고 혼자 남은 은메달리스트 남현희(27·서울시청)도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귀여운 외모의 남현희는 선수촌 안에서 알아보고 사인이나 사진 찍기를 요청하는 선수나 자원봉사자가 많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사격에서 금메달을 딴 진종오(29·KT)는 베이징에 응원 온 부인 권미리(26)씨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종오는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취미인 사진 촬영에 푹 빠지기도 한다.

가장 외로운 선수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다. 15일 모든 경기를 끝낸 그는 19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일정이 늦춰지자 맥이 탁 풀려버렸다. 그나마 함께 농구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던 수영 대표팀 동료들도 19일 돌아가는 바람에 박태환은 외톨이가 됐다. 코감기에 걸려 컨디션도 좋지 않은 데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운 그는 선수촌에서 두문불출하며 귀국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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