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다, 3분기에 뜬다” 양극재 몰빵한 ‘이 회사’ 어디

  • 카드 발행 일시2024.05.24

머니랩

📑사업보고서 대해부 by 머니랩

내가 투자한 기업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사업보고서 분석이 필수다. 기업이 어떤 사업을 벌이는지, 주가에 직결되는 실적과 재무 안정성은 어떤지,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는지 등 모든 정보가 여기에 담겨있다.

사업보고서는 기업의 종합 건강검진보고서 격이지만, 개인투자자는 외면하기 일쑤다. 분량이 많아 어디부터 봐야 할지 모르고, 봐도 무슨 의미인지 알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머니랩이 나섰다. 주요 종목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에서 꼭 살펴봐야 할 핵심 투자 포인트를 골라 소개한다. 기사를 읽다보면 투자자가 알아야 할 회계용어와 해석방법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①반토막 났는데 “또 추락한다”…에코프로 3형제는 이때 사라
②바닥 밑에 지하실 있나?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 이땐 오른다

에코프로비엠 -5.6%, 엘앤에프 -5.7%, 포스코퓨처엠 -6.6%.

불과 나흘 새(5월 17~22일) 떨어진 국내 2차전지 소재 업체 주가다. 전기차 수요 감소, 광물 가격 하락 등 악재가 나올 만큼 나왔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아니었던 셈이다.

시장 참여자를 특히 당혹하게 한 건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관세 폭탄을 부과한 뒤 주가 반응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올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 관세는 7.5%에서 25%로 높이기로 했다. 처음엔 미국의 중국 압박이 한국 기업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거라면서 국내 2차전지 주가가 반짝 반등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미국의 중국 관세 강화로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이 오르고, 전기차 수요에 부정적일 거라며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2차전지 업종 주가는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중심을 잡아야 한다. 사업 현황부터 회계장부까지, 머니랩은 국민 대표 관심주인 2차전지 종목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현재 주가가 왜 지지부진한 지, 적절한 투자 시기는 언제인지 예상했다.

지난 1회에선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와 금양을 다뤘다. 게재 뒤 2차전지 업종을 바라보는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엔 엘앤에프(양극재 시장 점유율 8위)와 포스코퓨처엠(13위)을 분석한다. 두 회사도 2차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제조사다. 독자의 호응과 관심이 이어지면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셀 업체 분석도 시도할 계획이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예측 힘든 2차전지, 사업보고서로 중심잡기
-호재로 알던 미국 관세, 돌연 악재로

📍Point 2 엘앤에프, 수익률 곤두박질…반등은?
-재고 평가손실, 왜 여기만 큰가
-단기 부채 의존이 부른 현금 유동성 악화
-올 하반기를 보는 이유

📍Point 3 포스코퓨처엠, 이익으로 돌아온 재고손실
-국내 유일 음극재 사업, 미·중 분쟁 반사이익 기대
-부채비율 200% 넘으면 증자? 지분 희석 가능성
-언제 투자하면 좋을까

🔍엘앤에프 사업보고서 톺아보기

남들은 덕 본 재고, 엘앤에프만 손실

올해 1분기 2차전지 소재 업체 중 눈에 띄게 실적이 저조했던 곳은 엘앤에프였다. 지난해 말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4.8%였는데, 1분기엔 -32.1%까지 추락했다. 경쟁사 에코프로비엠(0.7%), 포스코퓨처엠(3.3%)의 1분기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특히 더 나빠졌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수익성 악화 이유는 리튬·니켈 등 원재료 부담 탓이 컸다. 광물 가격이 높을 때 사둔 원재료로 ‘NCM523’(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5:2:3) 양극재 제품을 생산했지만, 광물 가격 하락으로 제품 판매가격이 떨어져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이어졌다.

엘앤에프는 매출액 전체가 양극재에서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은 생석회 등 다른 기초화학 소재 사업도 하지만, 엘앤에프는 양극재에 ‘몰빵’한다. 관련 시장이 부진하면 만회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올해 1분기에는 리튬 등 광물 가격이 올라(리튬 기준 19.7%) 과거에 털어낸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이익으로 되돌아온 곳도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이 그랬다. 창고 안에 있는 제품의 판매가격이 하락하면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제품을 팔아도 기대했던 것보다 실현할 수 있는 이익이 줄기 때문이다. 2차전지 소재 업체의 경우 제품 판매가격은 광물 가격에 연동된다. (판가연동제) 이 때문에 광물 가격이 떨어지면 평가손실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광물 가격이 오르면 제품 판매가격이 오르고 과거의 평가손실도 만회된다. 이를 회계 용어로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