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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치솟은 고등어 “맞짱 뜨자, 갈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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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고등어 값이 고급 생선인 갈치만큼이나 비싼 몸이 됐다.

신세계이마트는 매장에서 파는 생물 갈치 대(大) 사이즈 한 마리 값이 3500원으로 생물 고등어와 같아졌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갈치 한 마리는 5400원으로 고등어(2700원) 값의 거의 두 배였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남해안 일대 수온 변화 파장으로 갈치 값은 떨어지는 반면, 고등어 값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갈치는 풍년으로 값이 싸지고 있다. 올 7, 8월 제주 연근해 지역의 최고 수온이 지난해보다 1~1.5도 정도 높아지면서 난류성 어류인 갈치가 제주 앞바다에 유난히 많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제주 앞바다 최고 수온은 섭씨 27.5도. 지난해엔 26도였다. 큰 태풍이 없어 어민들이 조업을 자주 나갈 수 있었던 것도 풍년에 일조했다. 반면 고등어는 3년째 어획량이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농수산물공사 김문언 유통정보팀 과장은 “고등어는 최근 눈에 띄게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수온 변화가 주 원인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기름값이 크게 뛴 것도 갈치잡이는 유리하게, 고등어잡이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5~8월이 제철인 생물 갈치의 경우, 소형 선박으로 연근해에서 잡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기름값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하지만 고등어는 대형 선박을 타고 먼바다에 나가 잡아들인다. 이마트의 김석 수산팀 과장은 “어민들이 기름값 때문에 멀리 나가지 못하고 연근해를 맴돌며 작업하다 보니 고등어 어획량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갈치가 싸지자 이를 찾는 소비자는 점점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마트에서 팔린 갈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늘었다. 생선 전체 판매량의 12%를 차지하며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고등어는 값이 비싸져 매출은 소폭(4%) 늘었지만, 판매 비중은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내린 7%에 그쳤다.

유통업계에서는 갈치와 고등어 값이 비슷한 현상은 당분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윤종경 과장은 “생물 갈치가 워낙 많이 잡혀 냉동물량이 유통되는 가을까지 값이 쌀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등어 값은 어획량이 불투명해 짐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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