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블로그] 봉하마을 사저 안에 경호실 건물,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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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30-6.

지난 2월말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는 봉하마을 사저가 있는 곳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퇴임 후 거처를 서울이 아닌 고향으로 정해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어제 13일 오전 그 사저로 김영호 행정안전부 제1차관, 정진철 국가기록원장, 임상경 대통령기록관장 등 5명의 현 정부 인사들이 들어갔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국가기록물 유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였죠.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지하실에서 'e지원 시스템(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내부 전산망)'의 서버를 확인했다"

오후 12시30분 정진철 국가기록원장은 2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뒤 사저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조사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노 전 대통령이 'e지원 시스템' 서버 1대를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정진철 원장은 "대통령 관련 기록물이 국가기록원 밖에 나와 있는 것은 위법으로 반환을 요구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반환에 앞서) 먼저 열람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는 입장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정 원장 "전직 대통령 관련 기록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고,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라는 장소는 국가기록원 내 서고를 말한다"며 "국가기록원 밖에 기록들이 있다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30분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 나와 "원본과 사본, 해킹 노출 여부는 확인하면 되는 것이고 남은 것은 열람 문제"라며 "주민등록도 집에서 떼는데 전임 대통령이 재임 중 기록을 집에서 컴퓨터로 보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낮에는 주로 손님 맞고, 자다가 일어나 새벽에 글 쓰다가 막막하면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서울(기록물은 성남에 있음) 가서 보라고하면 곤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열람권을 가진 전직 대통령이 자기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유출이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e지원 시스템'과 별도로 네크워크 저장장치 등 컴퓨터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서버실은 사저 내에서도 통제구역으로 2중 잠금장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저 안에 '컴퓨터 시스템' 구축이라? 관심을 끄는 부분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는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생가 바로 뒤에 있습니다('노무현 타운 번지수가 바뀌었네' http://blog.joins.com/n127/9073657 ). 대지면적은 3991평방미터입니다(사저를 짓기 전 임야일 때는 4290평방미터). 건물은 노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지난 2월 하순에 완공되었습니다. 그럼 이 건물 연면적은 얼마나 될까요.

김해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소유의 본산리 30-6 대지에 지어진 사저 건물의 연면적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합쳐 1277.55평방미터입니다. 김해시의 '2월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현황' 자료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접수한 소유권 보존 등기의 등본에 따르면 본산리 30-6번지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소유의 건물은 지하 430.46평방미터, 1층 372.59평방미터로 총 803.05평방미터입니다. 지난 2월 김해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면적 1277.55평방미터보다 474.5평방미터가 부족합니다.

김해시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습니다.
"1277.55평방미터 안에는 경호와 관련된 시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당공무원의 답변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소유의 땅 30-6번지에 지어진 건물에는 개인 사저 뿐만 아니라 국가시설(옛 경호실 소유)도 함께 들어가 있는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가져갔다는 대통령기록물이 들어있는 'e지원 시스템'은 혹시 저 국가시설 안에 설치되어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노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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