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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타고 378㎞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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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오리건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켄트 코치(48)가 5일(현지시간) 150개의 헬륨 풍선에 매달린 야외용 접이의자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그는 오리건주 벤드에서 아이다호주까지 378㎞를 비행한 뒤 목표지점에 무사히 착륙했다. [벤드(오리건주) AP=연합뉴스]

“하늘을 나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미국의 한 중년 남성이 헬륨 풍선에 매달린 야외용 접이의자를 타고 9시간을 비행한 뒤 목표 지점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리건주 벤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켄트 코치(48). 그는 5일(현지시간) 파티용 헬륨 풍선 150개를 매단 간이 의자를 타고 자신의 주유소 지붕 위로 날아올라 378㎞를 비행한 끝에 아이다호주의 들판에 안착했다.

목격자들은 코치가 지상 30∼60m 높이로 비행하다 자신의 BB탄 총으로 풍선 몇 개를 터뜨린 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코치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본 수십 명의 주민은 착륙 지점으로 몰려가 그에게 물을 건네고 악수를 청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코치는 “하늘 위로 올라가면 모든 것이 달라 보이고 천천히 비행하는 가운데 평화를 맛볼 수 있다”며 풍선 비행의 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여행에 앞서 “시간과 돈이 있으면 매주 이런 비행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남편은 미친 사람”이라며 “그와 결혼한 뒤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코치는 풍선 비행 이전에는 행글라이딩과 스카이다이빙에 빠졌었다.

1982년 한 트럭 운전사가 의자에 앉아 비행하는 모습을 TV 쇼로 본 뒤 직접 도전에 나섰다는 그의 풍선 비행은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2006년 시도한 첫 비행에선 풍선을 너무 많이 터뜨리는 바람에 낙하산으로 착륙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비행 거리가 목표 지점에 훨씬 못 미치는 310㎞에 그쳐 오리건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쑥대밭에 내려앉았다.

한 번 비행하는 데는 6000달러(약 6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헬륨 가스를 비롯한 장비를 갖추는 데 드는 돈이다. 코치는 비행 방향을 잡기 위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비상 착륙 때 이용할 낙하산, 계란과 초콜릿 등의 음식을 싣고 탄다. 헬륨 풍선 한 개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약 2㎏인데 코치와 간이 의자, 장비를 모두 합하면 270kg이나 나간다. 코치는 비행에 드는 비용을 모두 기업인 후원자에게서 지원받고 있다고 한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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