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손학규(얼굴) 대표가 그동안 가슴 속에 꾹꾹 눌러왔던 감정을 23일 공개석상에서 폭발시켰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가 불과 열흘 남짓 남았는데 광주·전남 지역이 아직도 시·도당 개편대회 날짜를 못 잡고 있는 현실이 정말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당초 당 지도부는 구 민주계를 배려하기 위해 광주·전남에서 열린우리당계와 구 민주당계의 대의원 비율을 6대 4로 조정했다. 그러나 구 민주계 출신 국창근 전남도당 공동위원장이 “열린우리당 출신 지역위원장(구 지구당위원장)들이 지역 장악을 위해 구 민주당 당원 명부에도 없는 인사들을 구 민주계 몫으로 지명했다”며 전면 재조정을 요구해 대회 개최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손 대표는 이같은 계파 밥그릇 챙기기에 참다 못해 화를 낸 것이다.
그는 또 “말로만 화학적 결합을 얘기하면서 내 집만 챙기려는 데 급급하고 말 다르고 속 다르다”며 “성동갑 문제만 하더라도 얼굴을 들 수 없다. 정말 이대로 가다간 전당대회 치르다 당이 망한다”고 열을 올렸다. 서울 성동갑은 총선에 출마했던 최재천(열린우리당계) 전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유력했으나 구 민주계가 미는 고재득 최고위원이 치고 들어와 분란을 빚고 있는 곳이다. 당사자인 고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상태였다.
손 대표는 최근 자신이 제기한 국회 등원론이 당내 강경 기류에 막혀 있는 데다 전당대회마저 집안 싸움으로 엉클어질 조짐을 보여 매우 심란한 표정이다.
그는 비공개회의 때도 “정말 당 대표 못해 먹겠다”며 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손 대표는 야당도 조그만 당리당략이나 계파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을 생각하는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현실 정치가 전혀 그렇게 돌아가지 않으니 본인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다 구 민주계는 “손 대표야말로 자기 사람 챙기기가 심하다”고 반발하고, 열린우리당계는 “한나라당 출신이라 야성(野性)이 부족하다”며 비판하는 상황도 그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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