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경영인 아닌 정치인 리더십 가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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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촛불집회’가 거리를 휩쓴 다음날 보수 이론가들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질타하고 나섰다. 우파 시민단체인 뉴라이트 재단은 11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이명박 정부의 위기와 기회’란 주제로 긴급 시국토론회를 열었다.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소설가 복거일씨, 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등 한국 보수를 대표하는 학자와 논객이 참석했다. 안병직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경영인이 아닌 정치인의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뉴라이트재단은 이 자리에서 또 다른 우파 단체인 자유주의연대와 통합을 선언했다.

◇“효율보단 조정이 우선”=안 이사장은 주제 발표에서 “사상 최대인 530만 표 이상 차이로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했는데 불과 100일 만에 10만 인파가 거리에 나선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며 “정권 내부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경영’과 ‘정치’의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다른 속성”이라며 “경영자는 주어진 임무의 효율을 극대화시키면 성공이지만, 정치는 정해진 임무가 없고 서로 다른 계층·세력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까지 경영의 리더십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류근일씨는 “(대통령의) 권위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남은 5년간 그럭저럭 꾸려 나가길 바랄 뿐”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은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는 장수의 머리를 가져야 하는데, 이 대통령은 아군인 이회창씨와 박 전 대표는 짓누르고 야당과 진보세력엔 숙이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류씨는 “모든 것을 혼자 하려 하지 말고 범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동맹의 정치, 열림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주의 이념에 충실한 정책 펴야”=복거일씨는 “이 대통령이 ‘실용’만을 좇아 자유주의 ‘이념’을 무시한 것이 정치 실패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싸움은 거리에서가 아니라 사람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것”이라며 “광우병 시위도 이미 TV와 인터넷을 통한 머리 싸움에서 한쪽이 이긴 것이고 거리 싸움은 현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이재교 인하대 교수는 촛불집회에 관해 “꺼림칙해서 못 먹겠다는데 그걸 비난할 순 없다”며 “대통령이 점잔 빼지 말고 확실한 항복의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충형·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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