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재 동덕여대 교수가 먹는 양을 줄여도 포만감은 줄지 않도록 개발한 ‘다이어트 밥그릇’을 소개하고 있다. 착시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그런 장 교수가 내놓는 다이어트 처방은 아주 간단하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종류와 무관하게 무조건 덜 먹어야 빠진다는 게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이야기할 때 먹는 음식의 종류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양에는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라며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이어트란 게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이지 않은가. 말이야 바른 말이지, ‘덜 먹기’가 그리 쉬운 일인가. 장 교수는 ‘자주 먹는 것을 줄여라’라는 고전적인 다이어트 전략에 주목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한 잔에 52kcal인 자판기 커피를 하루 2잔씩 먹던 사람이 이를 1년만 안 먹으면 5kg 빠진다고 한다. 그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다이어트 밥그릇’이다. 밥그릇의 바닥만 올려 통상 210g 들어가던 것을 150g만 들어가게 했다. 눈에 보이는 그릇 크기는 그대로인데 밥이 30%가 적게 담기는 것이다.
장 교수는 “밥 먹는 환경이 식사량 결정의 중요한 변수”라며 “한국은 밥 한 그릇을 다 먹어야 식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문화권이라는 데서 착안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배가 부르다고 느꼈을 때보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웠다는 걸 시각적으로 확인했을 때 비로소 숟가락을 놓는 습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밥그릇을 쓴다고 덜 먹어 살을 뺄 수 있을까. 그는 과학적인 실험까지 마치고 그 결과를 학회에 보고했다. 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점심때 일반 밥그릇과 다이어트 밥그릇으로 식사를 하게 한 뒤 포만감과 저녁때 먹는 양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다이어트 밥그릇으로 먹어도 포만감과 저녁 식사량에선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릇 하나 바꾼 것으로 결과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게 된 것이다.
그는 이를 두고 ‘심리적인 착시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위가 아닌 눈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했다. 이 결과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발표됐다. 디자인 등록도 했다.
장 교수는 이런 다이어트 밥그릇을 이왕이면 한국의 멋이 우러나는 백자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백자의 대가인 김익영 국민대 조형대학 명예교수에게 디자인을 의뢰했다. 그래서 나온 작품을 지난달 동덕디자인센터에서 첫 선을 뵌 데 이어 이달에는 경기도 용인의 한국 미술관(031-283-6418)에서 27일까지 전시회를 열고 있다. 대중에게 더욱 쉽게 다이어트 정보를 알리기 위해 그가 그려온 만화 30여 점도 함께 전시한다.
그는 “이왕에 하는 다이어트라면 즐겁고 우아하게 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 백자 다이어트 그릇을 고안하게 됐다”며 “이는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기도 하다”라고 자평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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