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측근 ‘거물은 진땀, 신진은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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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청원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친박연대 당직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친박연대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지역이 방송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左>. [연합뉴스]
민노당 천영세 대표<中>와 당직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4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민노당은 지역구에서 강기갑 후보와 권영길 후보가 당선됐다<사진右>.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많은 측근들은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국회에서 전파하겠다”며 총선전에 뛰어들었다. 이명박의 여의도 전사(戰士)를 꿈꾼 것이다. 성적표는 ‘거물 침몰, 신진 선전’으로 요약된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이방호(경남 사천), 박형준(부산 수영), 정종복(경북 경주)의원 등 이 대통령의 거물급 측근들은 낙선의 쓴맛을 봤다. 이재오 의원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대패했고, 이방호 의원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후보에게 졌다. 초선이지만 핵심이었던 박 의원과 정 의원도 고개를 떨궜다. ‘이명박의 젊은 피’로 불리는 수도권 신진 인사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분위기가 싸늘한 이유이기도 하다.

MB맨들은 전체적으로 수도권에서 선전했다. 이재오 의원을 빼면 수도권 지역 출마자들은 당선자가 많았다. 핵심 MB맨인 정두언 의원은 서울 서대문을에서 일찌감치 승세를 굳혔다. 이 대통령의 경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진수희 의원은 서울 성동갑에서 민주당 최재천 의원을 눌렀다. 대선 선대위 비서실 커뮤니케이션 팀장 출신의 강승규 후보는 서울 마포갑에서 막판 상승세를 보이며 민주당 노웅래 의원를 근소하게 물리쳤다.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 출신의 권택기 후보도 서울 광진갑에서 개표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가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대선 캠프 수행단장이었던 정태근 후보는 서울 성북갑에서, 경선캠프에서부터 공보업무를 맡았던 김효재 후보는 성북을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대선 캠프와 인수위에서 행정실장을 지낸 백성운(고양 일산동)후보는 열세 예상을 비웃으며 박빙의 승부 속에 민주당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를 눌렀다. 청와대는 대선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던 김해수 후보가 인천 계양갑에서 민주당 신학용 후보에게 석패한 것을 아쉬워했다.

수도권과 달리 친박 바람이 거셌던 부산지역에선 참담했다. 예상치 못한 고전으로 청와대를 애태웠던 부산 수영의 박형준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대통령 주변의 최고 전략가’로 통했으나 낙선했다. 대선 캠프에서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총괄했던 부산 금정의 박승환 의원, 경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부산 동래 오세경 후보도 줄줄이 낙선했다. 충북 충주에 전략적으로 투입됐던 윤진식 전 인수위 부위원장은 현역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고, 이 대통령 공보특보를 지낸 청주 흥덕을 송태영 후보도 패배했다.

반면 정종복 의원을 제외한 대구·경북 지역 측근들은 비교적 선전했다.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던 주호영 의원은 대구 수성을에서 유시민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렸다.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포항남)의원과 측근인 이병석(포항갑)의원은 이변을 허용치 않았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때부터 계속 이 대통령 곁을 지켰던 공보특보 출신 조해진(경남 밀양·창녕)후보도 당선됐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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