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해저 케이블 손상 ‘인터넷 대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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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전역에서 발생한 해저 인터넷 케이블 손상으로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와 중동 대부분 국가의 인터넷 접속이 마비되거나 지연되는 혼란이 벌어졌다고 A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들이 31일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30일(현지 시간). 이집트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 부근 지중해를 지나 중동과 아시아 일부 국가로 연결되는 두 개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손상됐다. 이로 인해 인도·파키스탄 등 아시아 대륙 일부 국가와 이집트·방글라데시·쿠웨이트·두바이·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에서 인터넷 접속이 느려지거나 불통됐다. 인도에선 60%의 인터넷이 마비되는가 하면 이집트에선 전체 인터넷 중 70%가 접속 불능 상태다.

인도의 주요 도시인 뉴델리·뭄바이·방갈로르·하이데라바드 등에서도 접속 지연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인도의 인터넷 장애로 인해 인도에 서비스 용역을 줬던 영국과 미국 동부 지역 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두바이와 UAE 등 일부 국가에선 TV와 전화도 불통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두바이 국제공항의 항공편도 다수 결항되거나 지연될 것으로 CNN은 예상했다. 인도 외에 중동의 비즈니스 허브 두바이의 타격이 크다. 인도 델리와 뭄바이의 증권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CNN은 내다봤다.

인도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협회(ISPA) 측은 “현지 뉴스 전문 채널 NDTV에 전체 가입자의 60∼70%가 정상적인 접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 시장 등 금융 산업에 대한 영향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손상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선박이 닻을 내리는 과정에서 해저 케이블이 손상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복구 작업을 펴고 있는 이집트 측은 이번 케이블 장애를 회복하는 데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수년 전부터 값싼 노동력과 뛰어난 IT 기술을 바탕으로 콜센터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IPO)’ 산업을 적극 유치해 왔다. 현재 인도에는 고객상담 콜센터와 신용카드 정보 처리, 주택 담보대출 신청과 주식시장 분석 등을 담당하는 아웃소싱 기업이 1250여 개 있다. 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영국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라제시 차하리아 ISPA 대표는 “영국과 미국 동부 해안 지역에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 콜센터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는 위성이나 다른 해저 케이블로 인터넷 접속을 우회시키려 노력 중이지만 한꺼번에 과부하가 걸려 애를 먹고 있다.

최지영·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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