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입은 프리미엄 생수 시대 "나는 특별한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생수는 더이상 음료에 머무르지 않는다. 웰빙 트렌드의 주요 아이템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품격·기능이 깐깐해지고 패션 못잖게 스타일 또한 물이 올랐다. 다양한 성분을 함유한 데다 용기 디자인 또한 세련미가 넘친다. 소비도 폭발적 증가세. 올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탄산음료의 매출을 앞섰다. 물 건너온 물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맞서 토종생수 개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생수의 진화, 어디까지 왔나. 프리미엄이 살펴보았다.

# 해양심층·천연암반·탄산수 등 가지가지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입 생수는 총 40~50여종.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등은 지난해부터 수입생수 코너와 각종 이벤트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350~500㎖짜리 소용량 제품이 대세지만 산소수나 알칼리수 같은 기능성 생수는 1.5~2ℓ 등 대용량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미네랄 워터 중 해양심층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수심 3000m 이하에서 2000년 이상 숙성된 물로, 인체에 필수적인 미네랄과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이 물을 주원료로 한 타이난트·산펠레그리노·휘슬러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CJ제일제당의 혼합음료 ‘울릉 미네워터’ 출시를 시작으로 해양심층수 시장에 대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톡 쏘는 상큼한 맛과 함께 소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진 탄산수도 서서히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 페리어와 영국 타이난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밖에 기능성 미네랄 워터인 시에나는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클러스터 크기가 일반 물보다 작아 세포에까지 쉽게 침투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기능수다.

# 용기 디자인·컬러에도 남다른 신경
요즘 청담동의 고급 요가 센터나 피트니스 클럽에는 에비앙·시에나·콘트렉스 등 프리미엄 미네랄 워터가 비치돼 있다. 일반 정수기 물 대신 수입 생수를 활용해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는 것. 많은 여성이 즐겨 마시는 생수 브랜드를 하나쯤 갖고 있고 카페에서도 커피나 과일 음료보다 미네랄 워터를 주문해 마시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그만큼 ‘특별한 물, 몸에 좋은 물’의 비중이 높아 가고 있다.

또 생수를 고를 때 화장품이나 옷처럼 내 이미지에 맞는지를 중요시한다. 이제 물은 음료수 그 이상, ‘이미지’가 된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톱스타 C양이 에비앙을 박스째로 주문해 놓고 마신다는 얘기에 사람들은 ‘설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워터가 대중화된 지금 에비앙은 소박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삼다수’나 ‘먹는 샘물’이 1단계였다면 이미지가 좀더 강조되었던 생수가 ‘에비앙’이었다. 이제는 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나만의 생수시대다.

최근 강남 지역 백화점이나 온라인 물 전문 쇼핑몰에서 가장 뜨고 있는 물은 피지 워터·페리에·휘슬러·시에나다.
생수 트렌드화의 선두주자는 피지워터. 남태평양 피지의 청정지역 지하 암반에서 뽑아 올린 생수로, 일반 생수보다 세 배쯤 비싸다. 하지만 ‘위기의 주부들’ ‘CSI 수사대’ ‘섹스 앤 더 시티’ 등 미 드라마에 간접광고로 자주 비치면서 입소문을 탔다. 특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카메론 디아즈·줄리아 로버츠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가 한 손에 피지 워터를 쥐고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들에게 찍히면서 ‘특별한 물’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부각됐다.

프리미엄 생수들은 물의 성분 외에 용기 디자인과 컬러에도 남달리 신경 쓰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고급 수입산 생수 소비에 더욱 적극적인데 이는 물을 음료가 아닌 패션이자 트렌드 코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피지워터는 사각 물병에 피지섬의 바다와 열대 우림을 그려넣어 시원함을 강조했고 시에나는 파란색 용기로 색다른 멋을 어필하고 있다. 타이난트는 손으로 일부러 찌그러뜨린 것처럼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최근 국내 기업 ‘기린’이 출시한 H2o Soo(호수) 역시 얼음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과 빨간 뚜껑으로 시선끌기에 나섰다.

프랑스 탄산수인 페리에는 심플한 초록색 용기 외에도 화려한 꽃무늬를 이용해 물맛, 그 이상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별로 한정상품을 내놓는 등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기획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알고 마시면 더 건강해져요
 1. 끓이지 말고 차게 마신다

 미네랄 워터는 가능한 끓이지 말고 생수 상태로 마시는 게 가장 좋다. 물 속의 산소나 탄산가스, 미네랄을 섭취해야 피부가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
 
 2. 조금씩 자주 마신다
인간의 몸이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수분량은 많아야 250~ 500㎖ 정도. 따라서 물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 번에 100~200㎖ 정도만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3. 아침 공복에는 미네랄 워터 한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나른하고 피곤함이 느껴지는 것은 몸에 수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분이 줄어들면 혈액이 걸쭉해져 혈압이 상승한다. 따라서 아침 공복에는 꼭 물 한잔을 마시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아침에 마시는 물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장 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4. 나른한 오후에는 탄산수 한잔
 오후 3~4시경, 이 때 마시는 차가운 물 한 잔은 나른하고 지친 몸을 깨우는 데 효과적이다. 탄산수는 머리를 개운하게 해 집중력을 높여주고 졸음도 깨워준다. 또한 일반 생수보다 몸에 더 빨리 흡수되고 신진대사도 활발하게 해준다.
 
 5. 운동 중엔 30~40분마다 마실 것
운동 중에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간다. 손실된 수분을 제때 보충해주지 않으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건조해진다. 이는 피부 노화와 트러블로 발전되게 된다. 따라서 운동 중에는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해'…
유아용 수입생수도 '불티'


내 아이가 특별하지 않은 엄마는 없다. 물 한 방울일지언정 좋은 것을 먹이려는 마음은 자연스런 모성본능이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이후 육아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가장 소중한 내 아이’를 위해선 어떤 투자도 아깝지 않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와일드 알프 베이비워터와 아쿠아 베이비 워터는 엄마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아기 전용 생수다.

와일드알프 코리아가 판매하는 이 두 가지 물은 오스트리아 정부로부터 유아용 먹는 샘물로 인증 받았을 뿐만 아니라 용해도가 높아 끓이지 않고도 분유를 타서 먹일 수 있어 젊은 엄마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을 끓이면 각종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아무리 비싸고 좋은 물이라도 수돗물이나 별반 다를 바없다. 하지만 베이비워터는 물을 끓이지 않고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물 안에 함유되어 있는 천연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세대 엄마들의 온라인 구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와일드알프 베이비워터는 1.5ℓ에 8000원이지만 신세계 백화점·갤러리아 백화점 등 강남의 주요 백화점들과 도곡동 타워팰리스 스타수퍼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인터넷 물 전문 쇼핑몰을 이용해 한 달에 한 번 배달해주는 1년짜리 패키지 신청도 점차 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