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무임승차 하루 만명-터널 얌체차도 하루 180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철이나 지하철은 몰래타고,유료터널은 공짜로 통과하는「얌체족」이 늘고있다.
시민의식 실종에서 비롯된 이같은 불법행위는 자칫 우리 사회에「정직하게 사는 일」은「바보스러운행위」란 그릇된 인식까지 심어줄 우려가 있는 것이다.
지하철과 전철을 공짜로 이용하거나 학생정액권을 어른이 사용하다 적발된「얌체승객」은 요즘 하루평균 1만6백22명.
27일 철도청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적발한 불법승객은 2백89만9천여명으로 모두 7억2천7백여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올들어 적발된 불법승객은 하루평균 1만6백22명으로 91년 8천1백42명,92년 1만46명에 비해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철도청 관계자는 실제 불법승객은 적발된 사람보다3배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법승객들은 학생 정액권을 이용하는 성인과 용도폐기된 표를 내는 승객들이 대부분이며 아예 표를 끊지않고 집표기를 뛰어넘거나 밑으로 통과하기도 하고,요금지불 구간보다 지하철이나 전철을더 이용하고도 추가요금을 물지않는 일이 허다하다 .
그러나 역무원들은 승객들이 밀리는 러시아워때는 잦은 개.집표기 고장수리등에 매달려야 하기때문에 무임승차 적발이 허술해지는데다 역무자동화이후 인력감축으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실정이다. 철도청은 적발시 이용구간의 2배 부과요금을 물게하는 현재의 낮은 벌금제로는 이들 불법승객을 방지하는데 실효가 없어 정기국회에서 운임의 30배를 청구할 수 있도록 철도법을 개정,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남산1,3호터널.북악터널등 3개 유료터널의 경우 전체통과차량은 하루평균 총 15만6천대.이중 3인이상 탄 승용차.버스.청소차.순찰차 3만6천대를 제외한 통행료 부과대상 차량 11만9천대중 1천여대가 불법통과 차량으로 조사됐다.
불법통과차량중에는 아예 돈을 내지않고 달아나는「도주형」도 있지만 1백원 동전 대신 10원이나 50원짜리 동전을 던지거나 요금함에 요구르트병.열쇠고리.함석조각.담배꽁초등을 던지기도 한다. 각 터널관리소는 불법통과차량 가운데 하루평균 1백79대에2백원의 과태료부과 통지를 보내고 있으나 납부비율은 33%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과태료를 안낼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제재방법도 없다.
張在先철도청운영과장은『시민들 스스로가 법을 지킬때 역무자동화등이 성공할 수 있다』며『자율성을 악용하는 불법행위 증가로 시민의식 마비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