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 살립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가격 폭락을 빚고있는 우리 농산물을 살리자.』
한창 출하가 시작된 강원도 고랭지산 배추와 감자 값이 폭락해 출하도 못한 채 산지에서 썩어가자 도청을 비롯한 시·군 공무원들이 중심이 돼 우리 농산물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강원도는 27일부터 ▲민간단체가 앞장 선 캠페인 ▲우리 농산물 사주기 운동 ▲도농간 만남의 행사 등을 적극 벌이는 한편「우리 농산물 살리기 운동」공문을 각 시·군에 보내 공무원들과 유관단체 및 일반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도청은 이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감자·무·배추·고추·사과 등 과잉 생산된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사주기로 하고 우선 1차로 29일 1트럭(4.5t)분의 고랭지산 배추를 가져와 전직원에게 2∼3포기씩 팔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월농협 고춧가루 공장에서 생산하는 청결 고춧가루도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구입할 계획이다.
또 현재 춘천 등 7개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말 농산물 시장을 확대, 농민과 주민들이 직접 만나 농산물을 사고 팔 수 있는「도농간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기로 했다.
도가 우리 농산물 살리기 운동을 펴기로 한 직접적 원인은 6월 하순부터 출하되고 있는 평창·홍천·횡성 등지의 배추 값이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 상품 1트럭 분에 불과 50만원정도에 경락되는 등 생산비 및 고정경비 75만원 선에도 미치지 못해 일부 농민들이 출하를 포기, 산지에서 그대로 썩는 데다 감자값 또한 20㎏에 5천∼7천원으로 생산비도 안돼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 그 동안 농협 도지회가 24개 산지농협에 과장급 직원을 파견, 유통센터를 설치하고 대도시 공판장 대량 출하와 채소 소비가 많은 직장·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직판 등을 해왔지만 농협만으로는 이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근홍 도 농산물 유통과장은『일부 농산물 값의 폭락으로 농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 도민이 나눈다는 차원에서 우선 공무원들이 나섰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지난해에도 사과·배 등 15t 1천3백만원 상당의 과일을 팔아 주었고 올 봄에는 공무원과 군인 등 유관기관 직원들이 나서 4천2백17.5t(10억5천5백만원 상당)의 감자를 구입해 농촌의 어려움을 덜어주었다.【춘천=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