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원자로 즉각 폐쇄 뜻 밝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2일 평양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뒤 "북한과 우리는 2.13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즉각 폐쇄할 의사가 있고 불능화를 할 준비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이제는 비핵화라는 본질로 들어갈 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또 "6자(남북한, 미.일.중ㆍ러)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가에선 6자 외교장관 회담이 이르면 7월 하순께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북핵 해결과 양국 관계 정상화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힐 차관보는 22시간의 평양 체류 중 박 외무상과 함께 6자회담의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상대로 북핵 해결의 로드맵(일정표)을 집중 협의했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 천 본부장의 공동 기자회견 요지.

-6자회담이나 6자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한 협의가 있었나. (※6자회담 수석대표는 차관급이어서 6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경우 회담의 격이 올라감을 뜻한다)

"북측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하자는 데 공감했다. 6자 외교장관 회의 개최에 서로 협력하자는 논의도 했다."(힐 차관보)

"북측도 7월 초순께 6자 수석대표 회담을 하고 그 뒤 적절한 시기에 외교장관 회담을 하자는 구상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천 본부장)

-외교장관 회담은 언제 열리나.

"회담의 장소 등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다른 참가국과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다."(천 본부장)

"6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면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이 만날 것이다."(힐 차관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을 타진했는지.

"(방북 전에)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논의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김계관 부상의 초청에 응하는 형식이었고 방문 목적은 6자회담의 모멘텀(추진력)을 살리려는 것이었다."(힐 차관보)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됐나.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간 것은 아니다."(힐 차관보)

-북측과 고농축 우라늄(HEU) 문제에 대해 협의했는가.

"북한과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리스트의 논의 필요성에 대해 협의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힐 차관보)

-향후 대북 지원 시 일본 측의 참여 여부에 대해 말해 달라.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6자회담 참가국 간에 (균등)분담 비용 원칙이 정해져 있다."(천 본부장)

이양수.이영종.정용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