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 수익 꾸준하게만 …" 대박 꿈 버리고 소박해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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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재테크 전문가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사방 어느 곳을 둘러봐도 고수익을 내줄만한 상품을 찾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투자처든 '인플레를 감안한 1년짜리 정기 예금 금리(약 7%)+α'의 수익을 내는 것조차 만만치 않아졌다는 얘기다.

본지 재산리모델링 자문단은 이같은 '금리 비트 시대'의 투자 전략은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막연한 기대감이나 과거 수익률을 쫓는 '수익률 올인 작전'보다는 예측가능한 투자처로 과녁을 좁히는 '현미경 전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리 비트 시대' 투자법을 들어봤다.

◆'옥석 가리기'가 기본=미래에셋증권 이재호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은 "7% 이상 수익을 내려면 먼저 투자 상품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투자 상품을 대책 없이 끌어안고 가기보다는 중장기 수익률을 따져본 뒤 기대치에 못 미치면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한화증권 김은미 부지점장은 "해마다 히트 (펀드)상품이 나오지만 5년 이상 최고 상품으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갈수록 뚜렷해지는 '펀드 수익률 양극화' 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2002년 코스피 지수는 9% 이상 하락했지만 지난 5년간 설정액 500억 원 이상 주식형펀드 중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의 연평균 상승률은 22%에 달했다.

연 8% 이상의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는 리츠주식(외환은행 김생수 목동 지점 PB팀장) 또는 최근 선보인 '고수익.고위험분리과세펀드'(대한투자신탁운용 나권진 부부장)도 주목해 볼 만하다. 고수익.고위험 분리과세 펀드는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다.세제 혜택(1억 투자시 분리과세 5%)까지 감안하면 연 7% 수익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적으로 나눠 투자해야=푸르덴셜생명 이정훈 명문지점 부지점장은 "7% 이상 수익률을 꾸준히 내려면 전략적 자산 배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금처럼 주식 시장에 '올인'돼 있는 상황에선 '바람(투자 시황)에 갈대(수익률) 흔들리듯'시장 상황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패턴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부지점장은 ▶상장 지수 또는 인덱스펀드에 30% ▶섹터펀드(금융 또는 IT업종)에 20%,▶일본 전용 펀드에 20% ▶채권형 펀드 및 상호저축은행 금리 상품에 30%를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교보증권 김종민 강남PB센터장도 국내 주식형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등 국내 투자산에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되 ▶해외펀드 20%▶정기예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 20% 분산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주가지수연계증권(ELS)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기초 자산인 주식이나 지수가 일정 수준(보통 3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원금 보장도 가능하고 연 7%의 수익을 거뜬히 거둘 수 있다.

◆부동산도 안전이 우선=지난해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24%가 뛰었다. 가장 많이 올랐다는 과천 지역은 상승률이 무려 51.8%에 달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다시 나타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하다.'세금 폭탄'으로 요약되는 강도높은 부동산 과세 정책이 올해 본격 적용되기 때문이다. 상가 쪽 투자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부동산 팀장은 " 테마 상가 등 신규 분양 상가는 최근 들어 공급과잉으로 임차인을 못 찾는 경우가 많고 분양가도 높아 주변상가 현황과 임대현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더브릭스 개발사업부 이사는 "해외 부동산 펀드 쪽으로 눈을 돌려볼 것"을 권했다. 특히 공실률이 7% 미만으로 안정적인 중국지역 오피스빌딩이나 10년 경기 침체 후유증을 딛고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는 일본 상업용 부동산 투자 펀드 상품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경기를 덜 타는 쪽이 고정적인 임대수익과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노려 볼만한 '안전한 투자지역'이란 설명이다. 서울에선 신촌.명동.석촌역.건대입구역 등을 유망 부동산 펀드 지역으로 꼽았다.

표재용·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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