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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피말리나…"불안해하게 하자" 즉각 보복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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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의 인기(드론)·미사일 공습에 대한 보복 의지를 밝혔지만, 당장 군사적 행동을 나서지 않고 시간을 끄는 모양새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이 중동 지역 내 확전 우려가 있는 보복 공격을 만류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국민 다수가 즉각적인 공격엔 반대 입장이란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10일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지역에서 전차 주위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10일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지역에서 전차 주위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날 회의를 열고 이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과반수가 강력한 보복에 찬성하지만, 현재는 이란이 계속 보복 방식에 대해 추측하도록 내버려 두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시내각 소식통이 말했다. 

매체는 이 소식통이 "(전시내각은) 이란이 불안해하도록 내버려두자"고 했다며, 이스라엘이 잠재적 대응을 지연시켜 이란이 계속 추측하게 만들어도 이스라엘에겐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즉, 이스라엘이 이란에 당장 군사적 행동을 나서기보다는 시간을 끌면서 불안감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이 이란에 대한 반격 자제를 강력하게 요청하면서 강경했던 이스라엘 입장도 다소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침착한 대응으로 확전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난 13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공격하는 플래카드 앞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난 13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공격하는 플래카드 앞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다수는 즉각적인 군사행동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브리대가 지난 14~15일 인터넷·전화로 이스라엘 성인 남녀 146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74%가 이스라엘과 동맹국의 안보 동맹을 훼손하는 보복 공격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동맹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더라도 공격에 찬성한다는 국민은 26%에 그쳤다. 채널13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62%가 차후에 보복 공격하거나 아예 보복 공격을 반대했다. 29%만이 즉각 공격을 지지했다.

이스라엘 내에선 6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자지구 전쟁에 지친 상황인지라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텔아비브에 사는 40대 레프 미즈라흐는 뉴욕타임스(NYT)에 "전쟁에 지쳤다. 지금은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 30대 다나 벤 아미는 "이스라엘인 대다수가 가자지구와의 전쟁으로 지친 상태로, 이란과의 새로운 전쟁 욕구가 거의 없다"면서 "이제 충분하니 남편과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무력 공격보다는 이란을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외교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이날 전 세계 32개국에 이란 제재에 대한 동참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프로그램, 이란혁명수비대 등을 겨냥한 신규 제재를 며칠 내로 부과할 계획이고 동맹국들의 자체 제재도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외교장관도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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