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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 곳곳에 세워진 텐트…가자전쟁 반대 농성 대학생 다수 연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현지시간)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가자지구 반전 시위를 벌인 한 여성이 주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가자지구 반전 시위를 벌인 한 여성이 주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곳곳의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 전쟁을 반대하며 열린 텐트 농성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TY)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는 29일(현지시간) 오전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에게 즉시 해산하라고 통보했다. 자발 해산하고 교칙 준수 서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추가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정학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다.

그러나 농성단은 이날 오후 대학 측이 제시한 마감 시한을 넘기도록 해산을 거부했다. 자체 투표를 통해 계속 교내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학생 수백 명은 농성장 주변을 행진하고 구호를 외치며 약 80개의 텐트를 지켰다.

농성단이 자진 해산을 계속 거부할 경우 학교 측이 경찰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18일에도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경찰에 시위대 해산을 요구하면서 100여명이 무더기 연행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사태 후 캠퍼스에는 더 많은 텐트가 등장했고, 전국 각지 대학으로 연대 농성이 확산했다.

이날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텐트 농성 해산에 불응한 시위대 최소 40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CNN 방송에는 경찰 여러 명이 한 시위자의 팔과 다리를 잡고 들어 올려 연행하는 모습이 중계됐다. 이곳에서는 지난 24일에도 학생들의 시위 중 주 경찰이 들어와 50여명을 연행한 바 있다.

29일(현지시간)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주 경찰들이 농성 중이던 학생을 연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주 경찰들이 농성 중이던 학생을 연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뒤 컬럼비아대를 포함해 미 대학 곳곳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컬럼비아대 반전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기업에 대한 대학기금 투자 중단 ▶대학재정 투자금 투명화 ▶팔레스타인 해방운동과 관련해 불이익을 받은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며 텐트 농성을 벌여왔다.

대치 끝에 이날 샤피크 총장은 성명을 내고 시위대 측 요구사항을 일정 수준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학내 조직에 관련 내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샤피크 총장은 “대학 측이 이스라엘 관련 투자 중단 조처를 하지는 않겠지만, 사회책임투자(SRI) 감독위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제안 검토를 위한 신속한 일정을 진전시키라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은 컬럼비아대가 직접 투자하고 있는 자산 리스트에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과정을 공개하고, 자산 목록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하도록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29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텐트 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텐트 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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