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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도 '너무 좋다' 지지"…'검찰티콘' 만든 24세 막내 수사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티콘. 사진 대검찰청

검찰티콘. 사진 대검찰청

검찰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모티콘, 이른바 ‘검찰티콘’이 카카오톡을 통해 무료 배포된다. 검찰은 검찰 CI(기관 상징)를 응용한 무늬의 옷을 입은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권위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로 변화시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26일 “친근한 검찰의 이미지를 담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2만 5000개를 오후 2시부터 '검찰' 채널에서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검찰티콘은 남녀 캐릭터가 검찰의 CI를 활용한 옷을 입고 여러 상황이나 감정을 몸짓, 표정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캐릭터 옆에는 '국민을 섬기는 검찰', '고마워요', '정의롭군요', '진실', '검모닝(검찰+굿모닝)' 등의 문구가 적혔다.

캐릭터의 머리 위에는 별과 꽃 모양의 장식이 붙었다. 각각 '꿈의 실현'과 '행복한 삶'이라는 검찰의 기관 목표(CM)를 표현한 것이다.

검찰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모티콘, 이른바 ‘검찰티콘’을 디자인한 현직 검찰 수사관 장진선(24) 씨. 사진 본인 제공

검찰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모티콘, 이른바 ‘검찰티콘’을 디자인한 현직 검찰 수사관 장진선(24) 씨. 사진 본인 제공

이모티콘을 디자인한 이는 24세 현직 검찰 수사관인 장진선 씨다. 2021년 임용된 대검찰청 소속 마약수사관이다. 장씨는 원래 인천지검 호송팀에서 경찰 수사단계에 있는 피의자를 구치소로 인계하는 호송 업무를 하다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소문이 나 대검찰청 대변인실로 파견을 왔다. 

장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혼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나 풀자’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공으로 배우거나 학원을 다닌 것은 아니다. 취미라고 하기도 거창하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검찰은 예산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외주 용역을 맡기지 않고 장씨를 비롯한 내부 직원들과 함께 고심하며 이모티콘을 만들었다고 한다.

장씨는 “홍보 관련 예산이 아주 적은데, 이모티콘을 만드는 데는 큰 비용이 든다”며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태블릿 PC를 가지고 고민해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대검찰청 대변인실에서 뉴스레터 제작 업무를 맡고 있다. 업무 특성상 한 달 중 2주는 뉴스레터 제작에 매진하고, 나머지 2주는 이모티콘 제작에 매진할 수 있었다는 장씨는 “구상에만 두 달 걸렸다”며 “이미 검찰 캐릭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장님께서 ‘너무 좋다’면서 결단을 해 주셔서 검찰티콘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티콘을 통해 검찰의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장씨. 그는 “전에는 나조차도 검찰의 이미지로 ‘딱딱하다’, ‘무섭다’, ‘권위적이다’라는 것만 생각했는데 직접 다니면서 본 검찰은 그렇지 않았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따뜻한 사람도 많은 곳이 바로 검찰”이라며 “검찰티콘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조금이나마 검찰티콘을 통해 검찰의 권위적인 이미지를 완화시키자는 마음에서 귀엽게 만들어 봤다”고 말했다.

장씨는 내달 말 일선 검찰청 마약 수사 부서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전국에 딱 49명 있는 여성 마약 수사관 중 한 명이다.

전체 마약 수사관 수는 307명. 지난해 적발된 마약 사범은 역대 최다인 1만 8300여 명인데 그에 비해 마약 수사관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씨는 “일선으로 돌아가면 마약 범죄 근절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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