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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운명 바꿨다…中 1위 기업용 메신저 ‘딩딩’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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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한 회사의 운명을 바꿨다. 알리바바의 아픈 손가락에서 기업가치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비대면 시대, 중국 대표 기업용 메신저와 온라인 강의 플랫폼으로 등극한 ‘딩딩(钉钉·Ding Talk)’의 이야기다.

사진 딩딩

사진 딩딩

딩딩은 2015년 알리바바 그룹(阿里巴巴·Alibaba)이 출시한 기업용 메신저다. 라이벌인 텐센트(腾讯·Tencent)의 위챗(微信·Wechat)에 대응해 만들어졌다. 다만 개인용 메신저로서 위챗의 지위가 굳건했기에, 알리바바는 기업용 메신저로 눈을 돌렸다. 거금을 투입해 만들었지만, 설립 초기에는 영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알리바바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딩딩의 운명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역병의 습격으로 자유로운 외출이 불가능해지자, 중국은 모든 시스템을 비대면으로 돌렸다. 그러자 기업들이 앞다퉈 딩딩을 찾았다. 딩딩에서는 화상회의와 실시간 문서 편집, 전자 결재 등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 딩딩

사진 딩딩

딩딩은 기업의 디지털 협업을 어떻게 도울까?

‘딩산후이(钉闪会)’: 회의 주제 및 관련 자료를 미리 모아서 공유해준다. 회의 참석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때 각자 해당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회의 후에는 음성 회의 내용을 문자로 변환해 기록해준다.

‘딩딩문서(钉钉文档)’: 여러 명의 문서 동시 열람 및 실시간 편집을 지원한다. 문서에는 사진, 동영상, 지도, 그룹채팅방 등 다양한 요소를 첨부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 모드를 켜면 문서가 곧바로 PPT 형식으로 전환된다.

‘팀비션(Teambition)’: 프로젝트 및 업무 진행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협업 지원 툴이다. 직관적인 대시보드 디자인과 메뉴 구성으로 산출물 공유 및 진척도 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위해 딩딩이 활용됐다. 딩딩의 실시간 강의와 온라인 출결 관리 기능은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노고를 덜어줬다. 안정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딩딩은 알리바바 클라우드(阿里云)와 손잡고 전담 특별팀을 꾸리기도 했다.

코로나 19 유행이 극심했던 2021년, 딩딩의 이용자는 8개월 만에 1억 명이 늘었다. 정상 출근과 등교가 불가해진 직장인, 교사, 학생이 딩딩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다. 2022년 9월 말 기준, 딩딩의 이용자 수는 6억 명을 돌파했다. 딩딩을 활용하는 기관도 2300만 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기업용 메신저 시장

중국의 기업용 메신저 시장은 알리바바의 딩딩, 바이트댄스의 페이수(飞书), 텐센트의 치웨이(企微)가 대부분 장악한 3강 구도다. 이 가운데 딩딩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기준으로, 1억 9700만 명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2022년 6월 기준). 같은 기간 치웨이의 MAU는 9600만 명, 페이수의 MAU는 677만 명에 그쳤다.

중국의 기업용 메신저, 온라인 강의 플랫폼 선두에 올랐으나 여기서 안주하는 딩딩이 아니다. 딩딩은 그다음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중국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은 3단계로 구분됩니다. 1단계는 오프라인의 물리적 조직을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것, 2단계는 조직의 업무 내용을 디지털화하는 것, 3단계는 기업 간 온라인 협업을 통해 전체 산업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예쥔(叶军) 딩딩 총재는 기업의 DT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딩딩이 궁극적으로 3단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쥔 딩딩 총재. 사진 장쑤상바오

예쥔 딩딩 총재. 사진 장쑤상바오

기업 간 협업을 온라인으로 옮겨오기 위해, 딩딩은 ‘수퍼앱(super app)’과 ‘로코드(low code)’에 주목한다. 수퍼앱은 앱, 플랫폼, 생태계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앱(App)이다. 하나의 앱만 설치해도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협업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를 한데 모은 딩딩도 ‘수퍼앱’에 해당한다.

더 강력한 ‘수퍼앱’이 되기 위해 딩딩은 앱 이용자들의 로코드 개발을 장려한다. 로코드(low code)는 코딩을 간소화해 비 개발자와 일반인도 간편히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딩딩은 국내 최초로 로코드 마켓 딩딩다(钉钉搭)를 운영하며, 500만 개 넘는 로코드 앱을 탄생시켰다.

“미래에는 누구나 개발자가 될 것이며, 업무용 앱의 80%는 일선 실무자가 로코드를 통해 개발하게 될 것입니다.” 예쥔은 1년 후 로코드와 풀코드를 통해 개발된 딩딩 내부 앱이 1000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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