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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해커에 뚫리고 디도스에 끊기고…LG유플러스에 칼 빼든 정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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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용산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본사로 방문객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본사로 방문객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LG유플러스 유선 인터넷망에서 올해만 세 번째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이래 보안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특별조사 점검단을 꾸리고 LG유플러스 경영진에 경고 조치를 하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무슨 일이야 

5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7분부터 5시 40분, 그리고 6시7분부터 23분까지 총 59분간 일부 지역에서 유선 인터넷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대용량 트래픽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4일 오후 5시경부터 간헐적인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고 순차적으로 복구를 마쳤다”며 “트래픽 우회 등을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추가 공격에 지속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유선 인터넷망은 지난달 29일에도 오전 3시와 오후 6시 등 하루에만 두 차례에 걸쳐 접속 장애를 일으켰으며, 현재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해

최근 LG유플러스가 보안에 대한 투자 및 관리에 소홀한 탓에 해킹과 디도스 공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LG유플러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해지 고객 11만여명의 정보 유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 시점인 2018년 당시 LG유플러스를 이용했던 이들의 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이용자 18만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해지 고객을 포함해 총 29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공식화한 것.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동일 대상에 대한 공격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범행 주체와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과기정통부, KISA,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 등이 범정부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LG유플러스의 기술적 문제는 없는지, 직원들에 대한 보안 교육이 부족하지는 않은지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뭐래

LG유플러스는 보안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해커의 의도적인 공격을 막아내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선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방어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디도스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전사 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부문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위기대응 상황실을 구성했다”며 “상암·마곡 사옥에서 네트워크부문 관제·운용·정보보호 인력 200여 명이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인 용산사옥에 위치한 위기대응 상황실에서는 황현식 CEO가 전국 주요 통신국사를 총괄 지휘하며 실시간으로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 빼든 정부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조사를 위해 KISA와 발족한 민관합동조사단을 특별조사점검단으로 확대·개편하고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기본적인 침해 대응 체계가 미흡한 것에 대해 경영진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며 “최근 침해사고의 종합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LG유플러스의 대응 체계와 관련 문제점을 집중 점검해 조치 방안과 개선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제시하겠다”고 밝힌 것.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특별조사점검단에서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에 책임 있는 시정조치를 요구하겠다”며 “다시는 반복된 침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정보통신사업자의 침해사고 대응체계를 개편하는 등 법령 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더 알아야 할 것

최근 중국의 해킹 조직 ‘샤오치잉’이 국내 학술기관 홈페이지 12곳을 공격했다. 해킹을 당한 국내 기관 홈페이지의 첫 화면. [중앙포토]

최근 중국의 해킹 조직 ‘샤오치잉’이 국내 학술기관 홈페이지 12곳을 공격했다. 해킹을 당한 국내 기관 홈페이지의 첫 화면. [중앙포토]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위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보안기업 체크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사이버 공격이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며 교육·연구, 정부·공공기관 등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KISA에 따르면 최근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사회과수업학회 등 국내 학술기관 홈페이지 12곳이 중국 해커 조직 ‘샤오치잉’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KISA를 비롯한 국내 정부기관과 언론사 등 2000여 곳을 해킹 목표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보안기업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해커조직 ‘김수키’는 카카오의 포털 사이트 다음을 위장한 피싱 메일을 통해 이용자들의 비밀번호를 탈취하려 시도했다. 대북 관련 종사자들에겐 카카오를 사칭한 피싱 이메일이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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