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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평양까지 2시간…美초음속 폭격기 'B-1B' 한반도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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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의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 4대 중 일부가 한반도로 날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실시하는 한ㆍ미 공중 연합훈련인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옛 훈련명은 ‘비질런트 에이스ㆍVigilant ACE’)에 참가할 것이란 관측이 군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미국은 최근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 4대의 괌 배치를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투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한 B-1B 모습. 사진 미 태평양공군

미국은 최근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 4대의 괌 배치를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투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한 B-1B 모습. 사진 미 태평양공군

이번에 B-1B가 훈련에 참가하면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4년 10개월 만에 한반도에 전개되는 셈이다. 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최근 북한의 각종 도발과 7차 핵실험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의미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와 관련, 23일 정부 소식통은 “당초 훈련 계획에 없고, 현재 한ㆍ미가 협의하는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북한이 태평양으로 ‘화성-12형’을 쏘자 핵추진 항공모함(로널드 레이건함)을 다시 동해로 보내는 등 최근 전략자산 전개 결정이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어 B-1B의 훈련 참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B-1B 괌 배치는) 잠재적 도발을 막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북한을 의식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 이날 미 태평양공군도 “B-1B는 폭격기동임무(BTF) 수행을 위해 괌에 배치됐다”며 “다자 훈련 작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현재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예정된 미국의 동맹국 간 공중 훈련 중 가장 빠른 것이 이번 한ㆍ미 연합훈련이다. 또 이번 훈련엔 미국의 동맹인 호주의 공중급유기 1대도 참가하는 다자 훈련 성격도 있다.

B-1B는 지난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한 달에 두 번 꼴로 한반도에 수시로 전개됐다. 그해 7월엔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북한의 핵심 군사시설을 가상한 정밀 폭격 실사격 훈련까지 했다.

그러다가 그해 12월 마지막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B-1B 2대가 참가한 것을 끝으로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안으로 진입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에 참가한 함정들이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 아래부터 위로,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사히함, 미 해군 순양함 첸슬러스빌함. 대열 제일 앞쪽은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애나폴리스함. 사진 해군

지난달 30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에 참가한 함정들이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 아래부터 위로,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사히함, 미 해군 순양함 첸슬러스빌함. 대열 제일 앞쪽은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애나폴리스함. 사진 해군

B-1B는 핵무기를 탑재할 순 없지만, 괌에서 이륙하면 평양 상공까지 2시간 안에 도착할 만큼 속도가 빠르고 무장량이 내ㆍ외부 합쳐 약 57t에 이른다. 고속으로 적진에 침투해 폭탄을 투하하는 데 최적화된 폭격기인 셈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현재 해줄 수 있는 게 전략자산 제공 이외에는 옵션이 별로 없다”며 “그렇다 해도 유사시 한반도에 곧바로 전개할 수 있게 B-1B를 괌에 4대나 배치하고, 매우 이례적으로 핵항모를 유턴 전개하는 등 미국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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