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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중훈련에 호주 첫 참가…군용기 240여대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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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ㆍ미가 항공모함강습단을 포함한 대규모 해상 연합훈련 재개에 이어 군용기 24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을 이달 말부터 실시한다. 이 훈련엔 호주 공군이 사상 처음 참가한다.

북한이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군용기로 전술조치선까지 넘나드는 상황에서 한ㆍ미의 막강한 공중 전력이 한반도에 한꺼번에 모이는 셈이다. 내년 봄에는 대규모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도 부활한다.

 한·미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인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9월 18일 미국 공군 B-1B 초음속 폭격기 2대(왼쪽 위)와 미 해병대 F-35B 스첼스 전투기 4대(오른쪽 위)가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하는 모습. 사진 공군

한·미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인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9월 18일 미국 공군 B-1B 초음속 폭격기 2대(왼쪽 위)와 미 해병대 F-35B 스첼스 전투기 4대(오른쪽 위)가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하는 모습. 사진 공군

18일 공군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닷새간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이란 명칭으로 이같은 훈련이 예정돼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란 명칭으로 진행되다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현재의 명칭으로 바꾼 연례 훈련이다.

특히 이번 훈련엔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미 해병대의 수직이착륙형 F-35B 스텔스 전투기가 동시에 출격한다. F-35B의 한반도 전개는 4년 10개월 만으로 공군 F-35A와 합을 맞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F-35B는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돼 있다.

미국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지상은 물론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 등에 탑재할 수 있다. 사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미국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지상은 물론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 등에 탑재할 수 있다. 사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한ㆍ미의 F-35 계열 전투기가 연합훈련에 나서는 건 현 정부 들어선 지난 7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엔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의 미 공군 F-35A 6대가 한반도로 날아와 공군의 F-35A, F-15K, KF-16, FA-50 등과 훈련했다. 총 동원 대수는 한ㆍ미 합쳐 30여대였다.

호주도 공중급유기 보내 

이번엔 훈련 규모를 8배가량 키웠다. 공군에선  F-35A, KF-16, F-15K 전투기와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대가 참가하고, 미 공군은 F-35B, F-16, F-15C, F/A-18 전투기와 A-10 공격기, EA-18전자전기, U-2 고고도 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C-130 수송기 등 100여대를 보낸다.

호주 공군도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훈련에 파견한다. 비질런트 에이스 시절을 포함해 제3국이 전력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공군 전투기와 공중급유기가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호주 공군 주최로 실시한 피치 블랙(Pitch Black)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공중급유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그 일환으로 이번에 호주가 공중급유기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호주 상공에서 공군의 KF-16 전투기 4대, KC-330 공중급유기 1대, 호주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 KC-30A 공중급유기 1대가 참여해 연합 공중급유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공군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호주 상공에서 공군의 KF-16 전투기 4대, KC-330 공중급유기 1대, 호주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 KC-30A 공중급유기 1대가 참여해 연합 공중급유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공군

일각에선 호주 공군의 훈련 참가가 북한은 물론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군 소식통은 “미군 전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위협을 막기 위한 훈련에 호주 같은 유엔사령부 전력제공국이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며 “향후 대중국 견제에서도 호주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군사협력을 계속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2016년 3월 한·미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에 130여명의 병력을 보낸 적 있다. 당시 뉴질랜드군 60여명도 참가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을 엮어 적대 세력에 대한 '통합억제'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앞으로 호주와 같은 유엔사 전력제공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은 전투기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미리 설정된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설 등 군사시설과 지휘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는 시나리오다. 지상(F-35A)과 해상(F-35B)에서 이륙한 뒤 방공망을 피해 침투하는 스텔스 전투기들이 대거 동원되는 만큼 북한 입장에선 매우 위협적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군용기 150여대를 동원해 대규모 비행훈련을 했다고 하지만, 한ㆍ미 공중 전력에는 압도적으로 열세”라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황에서 엄중히 경고하는 의미의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정부서 바꾼 훈련명 그대로 써

이번 훈련은 지난 5월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연합훈련 정상화의 일환이다. 문 정부에선 2018년 훈련 규모를 군용기 100여대로 축소했고, 2019년에는 북미 정상회담 등을 이유로 아예 실시하지 않았다. 2020년에는 150여대, 지난해엔 200여대가 훈련에 참가했다.

앞서 국방부는 올해 후반기 연합훈련의 명칭을 문 정부에서 쓰던 ‘연합지휘소훈련(CCPT)’에서 ‘을지프리덤실드(UFS)’로 바꿨다. 옛 명칭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명맥을 이으면서 연합훈련을 정상화한다는 차원이었다.

이 때문에 군 내에선 이번 공중 연합훈련의 명칭 존치를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훈련명은 훈련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 정부에서 북한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모호한 훈련명으로 바꾼 것인데, 그대로 쓴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3월 3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에서 쌍룡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미국 제3해병기동여단 대원들과 해병대원들이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타고 해안에 상륙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014년 3월 3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에서 쌍룡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미국 제3해병기동여단 대원들과 해병대원들이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타고 해안에 상륙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 뉴스1

내년 3~4월에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해병대 주도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원래 이름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군 소식통은 “참가 전력과 훈련명 등 구체적인 세부 사안을 놓고 미측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김승겸 합참의장이 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7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에 참석해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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