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 화학탄두 단다면...구닥다리 폭격기도 띄운 北 '숨은 속셈'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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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외교안보팀장의 픽 : 항공유격전 

북한이 연일 항공 도발을 걸고 있다.

지난 6일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인 북한은 지난 8일엔 전투기 150여 대로 대규모 항공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북한의 관영 매체인 노동신문이10일 공개한 공군 비행대들의 화력 타격 훈련. 뉴스1

북한의 관영 매체인 노동신문이10일 공개한 공군 비행대들의 화력 타격 훈련. 뉴스1

그리고 13일 오후 10시 30분부터 14일 새벽 12시 20분까지 북한 군용기 10여 대가 전술조치선을 넘어 남쪽으로 비행했다. 전술조치선은 휴전선(MDL) 북쪽 70~90㎞에 그어진 가상의 선이다. 북한 항공기가 이 선을 넘으면 군 당국이 전투기를 출격하고 미사일ㆍ방공포를 준비시킨다.

이는 이례적인 행동이다. 북한은 수십 년 넘은 낡은 전투기를 보유한 데다가 항공유가 모자라 훈련량이 적기 때문이다.

북한 공군은 지난 6일 무력시위엔 IL -28 폭격기까지 내보냈다고 군 소식통이 귀띔했다. 이 폭격기는 1950년부터 생산됐고, 개발국가인 소련에선 80년대 모두 퇴역했다.

북한은 2015년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모형 전투기를 들고 땅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공개하면서 ‘도보비행훈련’이라고 불렀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엔 북한의 주장(150여 대)과 달리 100대 미만의 전투기가 출격했다. 그리고 훈련 도중 근처 비행장에 급히 착륙하거나 아예 이륙조차 못 한 전투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험볼트-엘스비어 연구소의 사진 분석 전문가 토스튼 벡(Thorsten Beck) 박사는 북한이 공개한 지난 6일의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 사진이 실제로 비행하는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변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사진에선 전투기 1대를 복제해 12대로 늘렸고, 다른 전투기 2대도 복제해 그 수를 늘리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세 차례 항공 도발은 자살 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북한이 전투 임무기는 810여 대로 한국(410여 대)보다 2배 가까이 많지만(『국방백서 2020』), 하늘에서만큼은 한국이 북한을 압도한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주한미군과 유사시 미국에서 보낼 항공전력을 더하면 북한과 한ㆍ미의 격차는 하늘과 땅 사이만큼 벌어진다.

그래서 북한은 ‘항공유격전’이란 특유의 전술을 개발했다. 전투기가 레이더를 피해 저공으로 날다 적기 밑에서 급상승한 뒤 공격을 퍼붓고 다시 급강하해 도망가는 전법이다.

김형철 전 공군참모차장은 “한ㆍ미 전투기는 레이더 성능이 뛰어난 데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저공의 북한 전투기를 파악할 수 있다. 또 먼 거리에서 공대공 미사일을 쏠 수 있으며, 안전한 공역에서 장거리 공대지 공격을 할 수 있다”며 “북한의 ‘항공유격전’은 사실상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 차례의 항공 도발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치기 어린 쇼로만 봐도 될까. 김 전 차장은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북한은 항공 열세를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를 뒤엎으려고 고심하고 있다. 그래서 유사시 가용한 군용기를 모두 띄우고, 동시에 아군 공군기지를 미사일이나 방사포로 타격한 뒤 총공격을 감행하는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사일ㆍ방사포에 화학탄두를 달 경우, 아군 공군기지에서 이를 제독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ㆍ미가 스텔스 전투기를 가졌어도 북한의 구닥다리 전투기 러시를 눈뜨고 지켜봐야만 할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북한은 13~14일 군용기를 먼저 내보내고, 뒤이어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또 8일엔 100대(북한은 150여 대 주장) 미만이지만 군용기가 총동원됐다.

김 전 차장은 “한ㆍ미가 조기경보 능력을 더 키우고, 미사일 방어 전력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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