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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 곡물 육로 수출 구상…폴란드에 저장고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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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에서 연설 중이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에서 연설 중이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식량 가격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폴란드에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임시 저장고(silo)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흑해 장악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육로를 통해 다른 해상 수출길을 뚫겠다는 방안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곡물 2000만t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유럽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을 따라 저장고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백악관은 유럽의 철길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전 세계에 공급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철로 간격이 유럽과 달라, 곡물을 유럽의 철도까지 보내려면 별도의 교통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때문에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가의 국경에 임시 저장고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곡물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기차를 통해 (서쪽 국경으로) 운송된 다음, 차량에 실려 임시 저장고로 들어갈 것"이라며 "(임시 저장고에 있던 곡물은) 유럽 화물차로 옮겨진 다음 해상을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흑해 봉쇄를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 문화와 국민을 말살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푸틴은 나아가 수출을 위해 우크라이나 저장고에 있던 수천만t의 곡물 수출도 막았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도 이날 "유럽 국가들이 곡물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임시 저장고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드미트로 세니크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지난 12일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경유하는 두 개의 루트를 개척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제3의 회랑을 만들기 위해 발트해 국가들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2500만t의 발이 묶인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더불어 세계 밀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 가운데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육로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흑해를 통하는 것보다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임시저장고를 건설하는 것이 우크라이나가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하는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흑해를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거래를 중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이를 대가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흑해 봉쇄 완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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