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푸틴, 5월9일 전승절 승리선언 위해 우크라 공격 재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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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동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까지 우크라이나 침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을 재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의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20일 모스크바의 페차트니키 공터에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무기들은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77주년 전승절 기념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는 1945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상대로 한 ‘대조국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러시아는 스탈린 시절부터 승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열어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 확산의 와중에도 퍼레이드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일 모스크바 도심을 이동중인 러시아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 5월9일 열리는 전승절 기념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TASS=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군사 작전 속도를 볼 때 푸틴 대통령이 '성급한 공세'를 요구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계속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의 이러한 성급함과 불완전한 전쟁 준비로 인해 공격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성공 가능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BTR-82A 장갑차 등 러시아 군용 차량들이 20일 퍼레이드 준비 대기장소에 들어서고 있다. TASS=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도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를 선언하고 자축하려 한다고 관측한 바 있다. 애초 목표이던 우크라이나 수도 장악과 친러시아 정권 수립을 미뤄두고 일단 다음 달 초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장악하는 선에서 승리를 규정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BTR-82A 장갑차와 Tornado-G 다연장 로켓발사기 등 러시아 군용 차량들이 20일 전승절 퍼레이드 준비 장소에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는 지난달 말 '1단계 작전' 완료를 명분으로 수도 키이우 등에서 철수했으며, 최근 돈바스 등 동부전선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다음 단계로 예고한 돈바스 전투가 시작됐다고 전날 선언했다.

Uran-9 무인 전투차량이 20일 전승절 퍼레이드 준비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그러나 ISW는 러시아군이 아직 대규모 공격작전을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여전히 보급이나 지휘통제 능력을 구축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SW는 러시아가 키이우 전선에서 철수한 부대를 재구성하고 동부 전선에서 새로운 공세에 나서도록 준비시키는 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모스크바 시내에 걸린 옛 전승절 퍼레이드 사진 앞의 모스크바 시민. EPA=연합뉴스

러시아는 19일 480km가 넘는 동부 전선을 따라 다수 지역에 집중적인 포격과 공습을 했지만, 지상 공격작전은 거의 수행하지 않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날 24시간 동안 전투기와 대포로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각각 60곳과 1천260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