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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망자 1만명 넘어” 마리우폴, 러에 함락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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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이 러시아군에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데니스 푸실린 수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인 제1채널 인터뷰에서 “마리우폴항이 이미 우리의 통제 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지난 10일 마리우폴 해안을 일부 장악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남서쪽 항구와 동쪽 아조우스탈 지역에 고립됐다.

마리우폴을 수비하는 우크라이나 36해병여단도 이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오늘이 마지막 전투가 될 것 같다. 탄약이 바닥나고 있다. 우리 중 일부는 죽을 것이고, 나머지는 포로가 될 것”이라고 올렸다. 그러나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이 글은 가짜다. 러시아군이 도시의 일부를 점령했지만, 우리 군이 도시 중부와 남부, 산업 지역 등에서 계속 방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조우스탈이 함락되면 마리우폴은 사실상 러시아군이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서쪽 국경과 접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과 마리우폴 서쪽에 있는 자포리자주를 점령한 터라 마리우폴만 함락하면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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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은 지난달 5일 러시아군에 포위되면서 수도·난방·전기 등이 중단되고 식량도 바닥 났다.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11일 AP통신 인터뷰에서 “시신이 거리에 카펫처럼 깔려있다”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저장시설과 냉동고를 갖춘 마리우폴 대형 쇼핑센터로 민간인 시신을 옮겨 이동식 화장 장비로 시신을 소각하고 있다”며 러시아나 친러 반군 점령 지역으로 끌려간 주민도 최소 3만3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마리우폴을 지키는 우크라이나 아조우 연대는 11일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11일 오후 9시께 마리우폴시에 무인항공기를 사용해 출처 불명의 독성 물질을 투하했다. 피해자들이 호흡 곤란과 어지럼증 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아조우 연대를 이끄는 안드리 빌레츠키는 키이우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3명이 화학물질 중독 징후가 있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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