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도 줄지 않는 에너지 수입액…4월도 무역적자 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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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순 무역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따뜻한 날씨에도 에너지 수입액이 줄지 않은 영향이 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길어지면서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달 전체 무역수지도 지난달에 이어 또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11일 관세청은 이번 달 1~10일 수출액이 153억 달러(18조8343억원)로 1년 전과 비교해 3.0%(4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89억 달러(23조2659억원)로 12.8%(21억4000만 달러) 늘었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면서 무역수지는 35억19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통상 수출액은 월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월 초순에 무역수지 적자를 봐도 한 달 전체 수출입액을 모두 집계하면, 흑자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달 초순 무역수지 적자는 과거와 달리 우려되는 점이 있다. 우선 에너지 수입액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관세청은 이번 달 1~10일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 수입액이 47억1800만 달러라고 밝혔다. 무역수지 적자 기록했던 지난달 1~10일 3대 에너지 수입액(48억94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치다. 통상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이면 난방 수요 등이 줄면서 에너지 수입액도 같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도 지난달 수출입 동향 브리핑에서 “에너지 가격 동향에 대해서 쉽게 예단할 수 없지만, 4월부터는 좀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서 수요가 좀 줄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 이어지면서, 계절 요인과 상관없이 높은 에너지 가격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월 1~10일 수출입 통계. 관세청

4월 1~10일 수출입 통계. 관세청

아직은 잘나가고 있는 수출 상승세도 언제든 꺾일 수 있다. 2분기 시작인 4월은 다른 달과 달리 수출액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강력한 봉쇄 정책을 유지하는 게 걱정거리다. 봉쇄 정책으로 중국 내 공장 가동이 감소하면서, 한국 같이 주로 중간재를 판매하는 나라의 기업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4월 초순 중국 수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서 -3.4% 감소했다. 공급망 차질과 수요 둔화 영향에 승용차(-13.1%)·무선통신기기(-10.3%) 수출도 1년 전 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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