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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점령후 처형할 살생부 작성" 미국, 유엔에 서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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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점령 이후 처형하거나 강제수용소로 보낼 우크라이나인 명단이 담긴 ‘살생부’를 작성 중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이날 바셰바 크로커 유엔 사무국 주재 미국 대사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에 보낸 서신에서 이같이 밝혔다.

크로커 대사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형하거나 강제수용소로 보낼 명단을 작성 중이라는 신뢰할 만한 첩보를 파악했다”며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중요한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살생부는 그간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방하거나 반대한 인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또 우크라이나에 망명 중인 반체제 인사를 포함한 언론인과 반부패 활동가들이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소수인종이나 성적 소수자(LGBTQI+)도 명단에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로커 대사는 “언급된 이들이 러시아 정부가 이전 반대파 세력에 자행했던 것처럼 표적 살해나 납치‧구금‧고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평화 시위나 저항 운동이 발생하면 러시아 측이 치명적인 방법을 이용해 이를 진압할 계획이라는 정보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막사(Maxar) 테크놀로지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러시아군 배치 새 위성사진. 러시아 발루이키에 배치된 헬리콥터가 보인다. 뉴시스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막사(Maxar) 테크놀로지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러시아군 배치 새 위성사진. 러시아 발루이키에 배치된 헬리콥터가 보인다. 뉴시스

WP는 “미국 정부는 (유엔에 서신을 보낸 이유가) 우크라이나 상황 공유에 대한 의무라고 설명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는 정보전의 일환이라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 때와는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 계획에 대한 각종 첩보를 공개하고 있다. 러시아가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경고나, 러시아가 국경선에 배치한 병력이 최대 19만 명으로 늘었다는 실시간 군사 정보를 포함해서다.

이와 관련 AFP 통신은 “첩보가 틀릴 경우 비판에 직면할 수 있지만, 전쟁을 억지해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공개 가치가 있다고 미 당국자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미국의 첩보전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며, 미국이 이 지역의 긴장 조성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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