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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바이든, 푸틴과 정상회담 원칙적으로 수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가 제안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주 유럽에서 만날 예정"이라며 "러시아의 침략이 시작되는 순간까지 외교에 전념할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전쟁을 택하면 신속하고 심각한 결과를 줄 준비도 돼 있다"며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곧 전면적으로 공격할 준비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20일 백악관은 프랑스가 제안안 미·러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20일 백악관은 프랑스가 제안안 미·러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양측 모두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두 차례 긴급 전화통화를 했고, 바이든 대통령과도 통화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 타진 움직임과 관련해 "이 계획을 환영한다. 외교적 해법을 목표로 한 모든 노력이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두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것에 대해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24일로 예정된 미·러 외무장관 회담에서 정상회담 의제 등이 조율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 미·러 정상이 "원칙적으로" 수락했다고 밝힌 만큼 양자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난다면 지난해 6월 제네바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가 된다.

CNN 등은 미·러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막대한 정치적·전략적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미·러 간의 본질적인 차이로 인해 자칫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매체는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미·러 외교수장 간 회담 결과에 달렸지만, 그간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는 의심과 냉소가 가득했다며 부정적인 기류를 전했다. 이로 인해 양측 외교 수장 간 만남이 정상회담 성사를 보장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러 정상회담의 성공을 가로막는 근본적인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양측의 양립할 수 없는 입장차라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방 입장에서 이 조건은 협상 테이블에 올리기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서방과 외교적 해결을 모색한다면, 군비 통제 등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단,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는 동안 미·러 간 관계도 극히 악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지난 12일 전화 통화를 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화상 회담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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