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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에게 "신속하고 혹독한 대가 치를 것" 경고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1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국민 출국을 권고한 데 이어 외교관과 훈련 지원을 위해 파견 중인 미군 160명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며 반격했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 출국 명령 이어 #美 외교관, 훈련 지원 미군 160명도 철수키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1시간 넘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지만 외교적 해법에는 이르지 못했고, 러시아를 향해 강도 높은 경고를 보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통화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단호하게 대응(respond decisively)하고, 러시아에 대해 신속하고 혹독한 대가(swift and severe costs)를 치르게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은 지역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고통을 초래하고 러시아의 위상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와 충분히 조율하면서 계속해서 외교에 임할 준비가 돼 있지만, "다른 시나리오"에도 똑같이 준비돼 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분명히 알렸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통화 직후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화 브리핑에서 "두 정상 간 통화에서 지난 몇 주간 펼쳐지고 있는 역학 관계(dynamics)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긴장 완화를 위한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와 동맹이 추구하는 이익과 부합하고, 유럽 안보를 증진하며, 일정 부분 러시아가 언급한 우려 사항 중 일부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긴장 고조 속에서도 양국 고위 관료들은 계속 연락하기로 합의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 [사진 백악관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 [사진 백악관 AFP=연합뉴스]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가 군사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48시간 안에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미국인은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었지만, 대피 시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최종 결심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침공 방법을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공중 폭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고, 국적과 상관없이 민간인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면서 "사실상 아무런 통보 없이 통신이 두절되고 상업적 운송 수단이 끊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위험이 매우 높고, 위협은 즉각적이어서 떠나야 할 때"라면서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민간인 구출 작전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금 떠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대통령은 우리 남녀 군인을 전쟁터로 보내 목숨을 걸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침공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이징 올림픽은 오는 20일 폐막한다.

설리번 보좌관의 브리핑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마친 직후 진행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일을 오는 16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통화는 푸틴 대통령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미국 측은 설명했다. 러시아는 당초 오는 14일 통화가 예정돼 있었으나, 미국이 이날로 앞당길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미국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크렘린궁은 바이든-푸틴 통화 직후 "미국이 소위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을 히스테리처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도 제3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키예프 주재 외교관들을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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