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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차민규 은메달 딴 남자 500m 중국 편파 의혹 제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가오팅위. [연합뉴스]

1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가오팅위. [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 부정 출발에 문제를 제기했다. 차민규(29·의정부시청)이 은메달을 딴 그 종목이다.

일본 스포니치는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부정 출발 선언에 의구심을 느낀다. '마지막 2개 조에서는 부정 출발이 아닌 것 같다'라는 내용의 댓글들을 소개했다. 닛칸스포츠는 "부정 출발 선언으로 선수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신하마 다쓰야(일본)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0m에서 마지막 조로 출전했다. 신하마는 또다른 메달 후보인 로랑 뒤브뢰이(캐나다)와 함께 뛰었는데, 미세하게 먼저 움직였다는 이유로 부정 출발 선언이 됐다. 이를 의식한 다쓰야는 두 번째 출발에서 레이스를 완전히 망쳐 버리고 말았다.

초반 100m를 10초11에 끊었는데 이는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가오팅위(9초42)보다 무려 0.69초나 느린 기록이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최단거리 경기로 육상의 100m와 비슷하다. 스타트가 매우 중요하고, 0.001초 차이로 순위를 가린다. 0.69초 차이는 매우 크고, 결국 다쓰야는 20위에 머물렀다. 함께 달린 뒤브뢰이는 혼자 앞서가는 바람에 영향을 받아 4위를 기록했다.

남자 500m 시상식에 참여한 은메달리스트 차민규(왼쪽부터), 가오팅위, 동메달 모리시게. [연합뉴스]

남자 500m 시상식에 참여한 은메달리스트 차민규(왼쪽부터), 가오팅위, 동메달 모리시게. [연합뉴스]

동메달을 딴 모리시게 와타루가 뛴 14조에서도 심판은 부정 출발을 선언했다. 일본 매체들은 석연찮은 부정 출발 선언이 선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금메달은 7조에서 뛴 중국의 가오팅위가 34초32의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차지했다. 일본 매체들은 개최국 중국이 가오팅위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석연찮은 심판 판정을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애꿎은 은메달리스트 차민규를 공격했다. 메달 수여식에서 차민규가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대를 손으로 쓰는 듯한 행동을 한 뒤 시상대에 올랐는데 이를 트집잡았다.

차민규의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을 알린 ‘올림픽 공식 트위터’에 몰려가 ‘악플 테러’를 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계주 5000m에서 동메달을 딴 캐나다 선수들이 시상대 오르기 전에 단체로 손으로 시상대를 쓰는 영상을 게재하며, 차민규가 편파 판정에 항의 한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당시 캐나다 선수는 항의의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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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발'이었다. 차민규는 13일 대한체육회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전달 받는 자리에서 “시상대가 나에게 소중하고 값진 자리기 때문에 더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가겠다는 취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존중한다는 의미로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간혹 국제대회에서 스타터의 출발 타이밍이 유불리를 줄 때가 있다. 스타터가 홈팀이나 특정 선수에게 유리하게 타이밍을 잡아 총을 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빙상계의 판단이다. 국제심판 스타터인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가오팅위의 100m 기록이 좋긴 하나, 이번 경기에서는 그 정도로 중국 선수에게 유리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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