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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 손쓸기는 존중이었다…"묘지 닦냐"던 中악플러 뻘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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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수여식에서 이름이 호명된 뒤 시상에 올라가기 전 시상대 바닥을 손으로 쓸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수여식에서 이름이 호명된 뒤 시상에 올라가기 전 시상대 바닥을 손으로 쓸고 있다. [연합뉴스]

“존중한다는 의미로 세리머니를 했다.”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29)가 ‘손 쓸기 세리머니’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차민규는 13일 대한체육회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전달 받는 자리에서 “시상대가 나에게 소중하고 값진 자리기 때문에 더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가겠다는 취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존중한다는 의미로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전날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메달 수여식에서 차민규는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대를 손으로 쓰는 듯한 행동을 한 뒤 시상대에 올랐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이 행동을 트집 잡았다.

중국 네티즌이 차민규를 향해 단 악성댓글 [사진 올림픽 트위터 댓글 캡처]

중국 네티즌이 차민규를 향해 단 악성댓글 [사진 올림픽 트위터 댓글 캡처]

차민규의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을 알린 ‘올림픽 공식 트위터’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몰려가 ‘악플 테러’를 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계주 5000m에서 동메달을 딴 캐나다 선수들이 시상대 오르기 전에 단체로 손으로 시상대를 쓰는 영상을 게재하며, 차민규가 편파 판정에 항의 한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평창올림픽 당시 캐나다 선수들이 타 종목 자국 선수가 당한 판정에 항의했다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차민규를 향해 “무덤을 청소하는거냐”, “자기 묘지를 성묘하는거냐”, “아둔하다” 등 입에 담기도 험한 말들을 쏟아냈다. 또 한국 여자쇼트트랙 최민정이 시상대에서 차민규에 기댄 사진을 합성해서 올리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이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들 사진을 올리며 평창올림픽을 조롱했다. [사진 올림픽 트위터 댓글 캡처]

중국 네티즌이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들 사진을 올리며 평창올림픽을 조롱했다. [사진 올림픽 트위터 댓글 캡처]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심판 탓 하지 말고 실력을 탓하라”, “컬링인줄 아나 보다”라고 조롱했다. 왕이망 등 중국 일부 매체들도 “차민규의 행동은 평창올림픽에 문제가 있었다는걸 인정하는 것이냐”고 전했다.

이 종목에서 중국의 가오팅위가 0.07초 차로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판정 논란은 없었다. 앞서 쇼트트랙에서 한국 남자 황대헌과 이준서가 편파판정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차민규는 존중의 의미라고 밝혔다.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역사 수호 운동을 벌이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보통 깨끗하게 올라가고 싶어 그런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나. 억지를 부린다면 한도 끝도 없다. 선수를 찾아가 악플 테러를 하는 건 인권 침해”라고 했다. 이어 서 교수는 “저한테도 악플이 많이 왔다”고 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서 교수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은 중국 쓰레기만 훔친다”는 글과 구토 이모티콘을 남겼다.

이어 서 교수는 “우리 네티즌들이 ‘일부 한국 네티즌이 똑같은 행위를 한다’고 제보해줬다”고 했다. 일부 한국 네티즌은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을 제치고 금메달을 딴 수잔 슐팅(네덜란드) SNS를 찾아가 “막판에 왜 손을 막냐”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글 달지 맙시다”고 대댓글을 남겼다.

서 교수는 “절대 그러면 안된다. 똑같은 사람이 돼서는 안된다. 중국 행위를 비난하려면 우리 스스로 그런 행위를 안 해야 한다. 스스로 깨끗해야 한다. 또 일부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퍼트리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우리는 좀 더 나은 국가란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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