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인재 이탈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그룹 내 이직제도를 도입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4일 “내년 1월부터 그룹 내에 사내 구인 플랫폼 ‘인커리어(In Career)’를 오픈한다”며 “15만 명에 달하는 롯데 직원이 다른 계열사로 자유롭게 이직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에서 계열사 이동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전보 형태로 이뤄졌다. 구성원 개인이 이직할 수 있는 창구는 없었다. 롯데 측은 사내 이직제도 도입을 통해 그룹 구성원이 스스로 경력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우수 인재 영입과 조직 개방성을 강조해온 만큼 후속 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핵심 인재 확보에 우리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2년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급성장으로 주력인 유통사업이 위기를 맞자 연말 임원인사에서 창립 처음으로 순혈주의를 깼다. 글로벌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 출신의 김상현 유통 대표와 컨설팅·놀부 출신의 안세진 호텔 대표를 영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직제도는 그룹 내 우수 인재 이탈을 줄이는 목적도 크다”고 말했다. 한 곳에서 순환보직 대신 계열사로 손쉽게 이동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게 되면 그만큼 인재 이탈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CJ, 삼성전자 등이 부서장 직급을 통합하는 등 인재 유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직제도 역시 회사가 개인에게 선택권을 넓게 주는 것이고, 앞으로도 우수 인재를 유지할 시스템을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