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동빈, 사장단회의 조기소집 “아무것도 안하는 게 최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롯데그룹은 1일 '2021 하반기 롯데 VCM(사장단 회의)'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롯데그룹 이영구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사진 롯데지주]

롯데그룹은 1일 '2021 하반기 롯데 VCM(사장단 회의)'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롯데그룹 이영구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사진 롯데지주]

“과거의 성공방식은 현재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롯데 하반기 VCM 앞당겨 개최 #신세계 ‘이베이 M&A’ 등에 위기감 #“과거 성공 버리고 새 미래 찾아야” #과감한 혁신 주문, ESG 경영 선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열고 이같이 강조하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목표달성을 위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특히 핵심 인재 확보와 육성을 역설했다. 신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핵심 인재 확보에 우리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며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혹시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 나가겠다”고도 했다.

롯데의 올해 하반기 VCM은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긴 것이다. 지난달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지으며 e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의 위기감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e커머스 시장에서는 지난해말 기준 네이버의 거래액이 30조원으로 1위고, 쿠팡이 22조원으로 2위다. 여기에 신세계의 SSG(쓱)닷컴이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거래액 20조원)를 인수하며 단숨에 ‘빅3’로 올라섰다. 롯데는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쇼핑 앱(애플리케이션) ‘롯데온’을 론칭했지만 거래액은 7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신 회장은 이날 이베이 인수전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롯데는 이베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후 롯데온의 성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롯데백화점·마트·슈퍼 등 따로 흩어졌던 e커머스 사업을 롯데온으로 모두 넘겨 힘을 실어주고 온·오프라인 연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수·합병은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현장 경영도 강조했다. 신 회장도 올해 들어 물류센터, 화학공장, 백화점, 마트 등을 시찰하며 조직에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신 회장은 하반기 사업전략과 관련해서는 “그룹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지만, 저와 대표(CEO) 여러분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솔선수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회의 말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포식’을 하고 204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10년 단위로 설정해 이행하기로 했다. 상장 계열사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구성해 각 사 대표 평가에 ESG 경영성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롯데는 이날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도 발표했다.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New Today, Better Tomorrow)’다.

한편 이날 VCM회의에는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부문(BU)장,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130여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