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한국 경제 피크(peak)론’을 보는 여러 시각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는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22일자 특집 기사가 제목으로 던진 질문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이미 정점을 지났고, 추락만 남았다는 ‘한국 피크(peak)론’은 지난해 일본 경제 매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번엔 집권당의 총선 참패 이후 어수선한 시점에 세계적인 경제 매체가 정면으로 제기한 의문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FT는 우리 경제의 약점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한국은행 예측 자료를 인용, 1970~2022년 연평균 6.4% 수준이던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이 2020년대에는 2.1%로 떨어지고, 2040년대에는 마이너스 성장률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기사를 보는 매체들의 관점은 FT의 약점 진단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해법에는 조금씩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FT 기사 가운데 가장 아픈 지적을 ‘총선 이후 한국의 리더십 분열’로 꼽는다. 정치적 리더십이 “좌파가 장악한 입법부와 인기 없는 보수 대통령의 행정부로 쪼개지면서 2027년 차기 대선까지 3년 이상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조선일보 역시 사설에서 “FT가 지적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든 진보정권이든 무한 경쟁을 되풀이하며 문제 해결을 미루고 미룬 결과 만들어진 만성질환”이라면서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 반면 한겨레는 “3~4% 성장률 다시 가능할까”라는 칼럼을 통해 FT가 지적한 성장률 회복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자, 중소기업의 몫을 더 배려하는 ‘포용적 정책과 제도’를 강조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FT 인터뷰에서 “한국인의 DNA에는 역동성이 내재돼 있다”면서 “아직 기적이 끝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사실 FT라는 이름값 때문이지, 이 신문의 한국 경제 약점과 해법진단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문제는 최부총리가 말한 ‘역동성’의 실천이다. 과연 우리는 기적을 이어갈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