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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론 안 돼' 칼 뽑은 신동빈…쇼핑·호텔 대표 몽땅 외부영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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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그룹이 외부 인재를 대규모로 수혈했다. 롯데는 25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내용은 한 마디로 파격이다.

그룹 주력인 롯데쇼핑 대표에는 30년 ‘P&G맨’인 김상현(58) 전 홈플러스 부회장을 영입했다. 호텔 대표 역시 경영 컨설턴트 출신인 안세진(52) 사장을 앉혔다. 롯데그룹 역사상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롯데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신동빈(66) 롯데그룹 회장이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는 의미다. 그룹 경영권 분쟁 이전 한때 재계 4위 자리를 넘보던 롯데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려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존 롯데맨’으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인 셈이다.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김상현. [사진 롯데]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김상현. [사진 롯데]

조직도 확 뜯어 고쳤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7년 3월부터 그룹을 이끌어 왔던 네 개 단위의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대신해 헤드 쿼터(HQ) 체제가 도입된다. 유통·화학 등 사업 분야별로 계열사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었던 BU는 당초 기대와 달리 ‘BU-BU’간 혹은 ‘롯데지주-BU’간 갈등만 심화시키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새로 도입된 HQ 체제에 따라 롯데그룹 내 60여 개 계열사는 앞으로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나뉘게 된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과 쇼핑·호텔·화학은 자체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사업 전반을 이끌게 된다. 여기엔 조직 개편을 통해 과거의 경영진·경영 체제와 확실히 연을 끊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홈플러스 출신 부회장에, 신세계 출신 백화점 대표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 안세진. [사진 롯데]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 안세진. [사진 롯데]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외부 수혈이다. 유통군 총괄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은 1986년 미국P&G로 입사해 동남아시아 총괄사장과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친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 홍콩 소매유통 회사인 DFI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총괄 대표 등을 지냈다.

호텔군 신임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AT커니 출신이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과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 모건스탠리PE에서 요식업체인 놀부 대표를 역임했다. 호텔과 관련해 이렇다할 경력은 없다. 하지만 그룹의 오랜 숙원이면서 그간 지지부진 했던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일이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기존 유통·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김교현. [사진 롯데]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김교현. [사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된 김교현(67) 부회장은 석유화학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롯데케미칼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한 점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인 롯데제과의 이영구(59) 사장이 맡는다. 롯데지주의 이동우(61) 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는 ‘숙적’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56) 롯데GFR 대표(부사장)가 맡았다.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정 대표는 2019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롯데는 또 이번 인사에서 승진 임원(82명)과 신임 임원수(96명)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그룹 전체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성과를 낸 이에게는 보상을 주는 ‘신상필벌’ 원칙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우. [사진 롯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우. [사진 롯데]

늦은 출발, 산업군 간 경쟁 심화 등 우려는 여전

신 회장이 늦게나마 칼을 뽑아들었지만, 롯데가 침체를 벗어나 다시 날개를 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룹 주력인 유통부문만 봐도 그렇다. 급하게 외부 인재를 충원했지만, 경쟁사인 이마트가 2019년 강희석(52) 현 이마트 사장을 영입한 것보다 2년가량 늦다.

롯데쇼핑의 올 3분기 매출은 4조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지만, 같은 기간 이마트는 지난해보다 6.8% 늘어난 6조31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통과 더불어 그룹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화학군도 그룹 내에선 괜찮은 실적으로 보이지만, 경쟁사에 비해 낫다고 보긴 어렵다. 참고로 LG화학은 올 3분기 10조6102억원의 매출(영업이익 7266억원)을 올린데 반해,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 매출은 4조4419억원(영업이익 2883억원)이었다.

산업군(群) 간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단 점도 여전히 롯데의 어깨를 짓누른다. 그룹 통합 e커머스 채널인 롯데온(ON)은 여전히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부진을 겪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외부 전문가인 나영호(51) e커머스 사업부장(부사장)을 영입해 롯데온의 지휘를 맡겼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은 올들어 3분기까지 1070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800억원에 그친다. 네이버·쿠팡 같은 정보기술(IT) 기반 경쟁자는 고사하고 당장 신세계그룹의 쓱닷컴(SSG.COM)에도 밀린다. 신 회장 역시 롯데온 출범 이전에도 롯데온 같은 형태의 통합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수 차례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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