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하자…식품산업단지 입주 기업, 100개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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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김 가공식품을 동남아 등으로 수출하는 SCDD는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넘기면서 전라북도 기업 중 김 수출 1위를 달성했다. 2010년 태국에서 100평 부지 공장으로 시작한 SCDD는 홍수가 나면서 공장이 전부 침수되는 일을 겪었다. 물이 차올라서 대피했다가 3주 뒤 공장으로 돌아갔을 땐 지붕 끄트머리를 제외하곤 이미 공장은 잠겨 있었다.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안에 위치한 시제품 생산지원시설. [사진 식품진흥원]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안에 위치한 시제품 생산지원시설. [사진 식품진흥원]

SCDD가 국내로 돌아와 다시 공장을 세운 곳은 국가식품클러스터다. SCDD의 강병수 대표는 “홍수가 났을 당시 공장 직원들이 배를 타고 주변을 다니고 있을 정도라 펑펑 울었다”며 “2018년 국가식품클러스터 부지 안에 공장을 준공했고, 이후 꾸준히 성장해 내년엔 2000만 달러 수출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만 전문…입주 100개 업체 넘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전북 익산에 위치한 국내 최초 식품전문산업단지다. 식품‧음료 제조업체와 종이, 필름 같은 포장업, 물류업 등 식품 관련 업체만 입주가 가능하다. 15일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식품진흥원)에 따르면 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이 올해 들어 급증하면서 12월 초 기준으로 분양기업이 114개 사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단지내 국내외 식품기업 유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산업단지내 국내외 식품기업 유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부 주도로 식품 관련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시설을 만들어 입주 업체를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을 준다. 2015년엔 분양 기업 수가 11곳에 불과했지만, 누계 기준으로 2018년(69개), 2019년(90개)에 이어 지난해엔 총 96개 업체가 산업단지에 입주했다. 올해는 11개월 사이 18개 회사가 추가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분양률이 65.2%에 달했다. 올해 총 투자금액은 2848억원으로, 1137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올해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성장은 앵커기업 유치와 글로벌식품존의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뤄졌다. 중견기업 이상의 규모가 있는 기업의 투자가 저조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부터 전북도‧익산시‧식품진흥원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그대로 뒀던 글로벌식품존 부지에 대한 규제 완화가 1만평 규모의 앵커기업 유치로 이어졌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도 분양 공고를 내고 해당 부지에 입주가 가능하도록 하면서다.

한편 각각 129명, 300명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천일식품과 아하식품이 입주를 앞두는 등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김영재 식품진흥원 이사장은 “대규모 투자기업들이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 착공 계획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산업단지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식품이 세계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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