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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위대한 쉼표…코로나에도 입점문의 쏟아지는 북카페 [폴인인사이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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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꼼세권을 아시나요?

‘꼼세권’은 복합문화공간 카페꼼마 인근 지역을 가리킵니다. 카페꼼마를 즐겨 찾는 고객들이 만든 말이죠.
카페꼼마는 10년 전 출판사 문학동네가 운영하는 북카페로 시작해, 2020년 별도의 법인이 됐습니다. 지금은 책은 물론 F&B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됐고요.
카페꼼마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될 계획인지,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이 카페꼼마의 지문희 총괄이사를 만나 물어봤습니다. 지 이사는 "책과 더불어 맛있는 빵과 커피를 즐기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런 요소가 잘 어우러진다면 일상에서 쉼표를 찍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 콘텐트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0이 발행한 ‘폴인이 만난 사람’ 20화 중 일부입니다.

지금 카페꼼마가 지향하는 건 '도시인들의 지친 삶에 쉼을 제공하는 것'이에요. 이왕이면 '위대한 쉼표'이길 원하죠.

지문희 카페꼼마 총괄이사는 폴인 에디터를 만난 합정점을 "카페꼼마의 R&D 본사"라고 불렀다. ⓒ송승훈

지문희 카페꼼마 총괄이사는 폴인 에디터를 만난 합정점을 "카페꼼마의 R&D 본사"라고 불렀다. ⓒ송승훈

문학동네가 서교동에 '쉼표'를 만든 이유

카페꼼마 합정점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합정점은 R&D(연구·개발) 본사로 생각하고 만든 지점이에요.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은 서가 공간이고 3층엔 커피랩이, 4층엔 베이커리가 있죠. 직접 로스팅을 하고 빵을 굽는 공간입니다. 브랜드 시그니처인 2, 3층을 가로지르는 높은 서가도 있어요.

이 건물의 설계를 맡은 분은 건축가 유현준 교수입니다. 그분의 설계 의도 중 '공간의 틈에 개인이 쉴 수 있는 숨을 불어넣자'는 뜻이 있었어요. 그래서 옥상 루프탑은 물론 층마다 공간의 틈을 활용해 쉴 수 있는 벤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처음 북카페 문을 연 지 10년 만에 다시 생긴 곳이라는 거예요(카페꼼마 1호점이었던 서교점은 2017년 문을 닫았다). 대학생 때의 추억을 가진 분들이 합정점을 다시 찾으며 반가워하는 모습도 많이 봤어요.

카페꼼마 합정점 전경. ⓒ아크팩토리

카페꼼마 합정점 전경. ⓒ아크팩토리

북카페를 처음 구상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한 권의 좋은 책은 한 사람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놀라운 힘이 있어요. 이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책을 사람들이 자주 접할 수 있길 바랐습니다.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책을 접할 공간을 생각하니 카페만 한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다양한 연령·직업군이 오가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카페꼼마 1호점을 연 거죠. 공간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쉼과 영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카페꼼마(,)'라는 이름을 카페에 붙였습니다.

천장까지 이어지는 서가를 왜 고수하는 건가요?

높은 서가는 카페꼼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그니처’나 다름없는 공간입니다. 10년 전 서교점에 15단 책장을 만들었던 게 시초였죠. 높고 넓게 이어진 책장은 카페꼼마의 강태형 대표님이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주노 디아스의 인터뷰에서 영감을 받은 거예요.

거대한 책장 앞에 섰던 어린 날의 기억이 나를 작가로 만들었다"는 말 덕분이었습니다.

책을 바라만 봐도 다른 생각을 하게 하고 꿈을 꾸게 한다는 점을 살리기 위해 높은 서가를 택했습니다. 이를 직관적이고 상징적인 경험으로 구현할 방법이었죠. 물론 각 지점의 공간 특성상 높은 서가를 만들 수 없는 곳도 있어요. 그렇더라도 서가의 옆과 위쪽을 칸막이로 덮지 않았습니다. 생각의 상징인 책이 사방으로 쭉 뻗는 열린 느낌을 주고 싶어서요.

카페꼼마 합정점의 천장까지 이어진 높은 서가. ⓒ송승훈

카페꼼마 합정점의 천장까지 이어진 높은 서가. ⓒ송승훈

책에 집중하며 북카페 운영만 10년, 그다음은?

10년간 북카페를 운영하며 카페꼼마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시작은 '북카페'였지만 10년간 이 키워드로 운영하며 여러 변화를 지켜봤어요. 서가에 책을 진열할 때도 장식용이 아닌 고객을 위해 선별한 책을 내놓으며 나름의 노력을 이어갔죠. 노력 끝에 카페꼼마를 책·음악·커피·빵을 가장 맛있게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걸 목표하기로 했어요. 그 과정에서 문학동네로부터 독립한 거고요.

법인화를 한 뒤에는 빵과 커피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지나 수확 연도가 불분명한 생두는 사용하지 않고, 로스팅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죠. 합성첨가물이 든 식자재 사용은 피하고요. 베이커리에는 유기농 밀가루와 고품질 버터, 동물복지 유정란 등 재료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빵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요. 조만간 경기도 파주에 빵과 커피를 전 지점으로 배송할 수 있는 공장이 완공될 예정인데, 그럼 더 많은 지역에 안정적인 공급도 가능해지겠죠.

"카페꼼마에는 책만 보려고 가" "거긴 커피는 별론데 빵은 맛있어" 같은 치우친 평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카페꼼마는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공간'이란 평을 고객들로부터 자주 듣고 있어요.

카페꼼마의 원두와 커피. ⓒ카페꼼마

카페꼼마의 원두와 커피. ⓒ카페꼼마

오프라인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공간만으로 매력을 강조하기 어려웠을 텐데요.

'일상을 여행처럼'이라는 카페꼼마의 슬로건을 활용했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이 힘들어진 때 일상에서 여행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트레블 프로젝트'를 트웰브 사운즈와 기획했죠. 첫 회는 보사노바를 테마로 했습니다. 남미의 열대 과일 디저트, 남미 원두로 내린 브루잉 커피, 보사노바 관련 소설, 보사노바 음악 등으로 구성된 트레블 패키지를 만들었죠.

2021년 6월 말부터는 줌(Zoom)으로 '밤기차'라는 이름의 독서 모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모임은 전종환 아나운서의 에세이로 진행했는데요. 참가자들은 모임 전 책과 커피·티를 배송받아 2주간 경험한 뒤, 줌에서 책 속의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낭독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브랜드의 본질에는 '책'이 있군요.

물론 책을 대하는 마음도 여전히 진심입니다. 출판사를 가리지 않고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는 게 목표예요. 2021년 여름부터 시작한 '이달의 신간 10종'과 '이달의 명사가 추천하는 추천서가'를 꾸준히 운영하려고 합니다. 또 책의 귀함을 알기에 반품 도서를 활용할 방법도 고민 중이에요. 외면받은 반품 도서를 구매한 고객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자 반품 도서 판매액의 30%는 나무 심는 곳에 기부하고자 합니다.

카페꼼마가 지향하는 건 '도시인들의 지친 삶에 쉼을 제공하는 것'이에요. 이왕이면 '위대한 쉼표'이길 원하죠. 그동안 자신을 채우던 생각을 내려놓고, 책과 F&B를 통해 다른 상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주고 싶었어요. 역설적으로 좋은 공간에 대한 수요는 늘어서인지, 입점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덕분에 서울 시내 한복판인 청계천에 삼일빌딩점을 열었고, 강남 신사동에도 신규 지점을 준비하는 등 입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카페꼼마 합정점 지하층에서 책을 읽는 고객들. ⓒ송승훈

카페꼼마 합정점 지하층에서 책을 읽는 고객들. ⓒ송승훈

매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카페꼼마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지점을 일원화하는 일이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으니까요. 마케터였던 제가 법인화로 독립한 카페꼼마의 총괄이사가 된 후, 데이터와 재고 관리는 물론 바리스타·베이커 등 인력 관리까지 해야 했거든요. 또 직원이 100명까지 늘면서 소통이 중요해졌어요. 할 말이 있을 땐 '대표 이사의 이메일'을 공유해서라도 꼭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게도 의미 있는 경험입니다. 총괄 역할을 맡은 덕분에 일에 올인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일하고 움직이자'라는 생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영감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고 싶다"

주로 어떤 분이 매장에 많이 찾아오나요?

(후략)

※ 이 콘텐트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폴인이 만난 사람’ 20화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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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의 에디터가 트렌드를 이끄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들이 직접 전한 삶의 경험, 그리고 세상과 일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폴인이 만난 사람'에 연재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 경험, 말을 통해,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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