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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당신의 수면점수 A+인가요?" AI로 '꿀잠' 돕는 스타트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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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사람은 하루의 3분의 1 정도를 수면으로 채웁니다. 정보통신(I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을 ‘슬립테크’라고 합니다. 전세계 40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는 3조원 정도입니다.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잠잘 때 호흡 소리와 움직임만으로 수면 상태를 진단하고 모니터링하는 AI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2020년 6월 법인 설립 후, 4개월 만에 카카오벤처스로부터 2억 5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후 6개월 만에 기업 가치를 10배로 키워  17억 5000만 원의 추가 투자까지 유치했습니다. 기기와의 접촉 없이 수면 분석이 가능하다는 특징 덕분에 CES 2022 진출도 일찍이 확정했습니다.

에이슬립은 국내 슬립테크 시장을 어떻게 개척하고 있을까요?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와의 인터뷰를 폴인에서 공개합니다.

※ 이 콘텐트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 fol:in 에서 발행한 〈VC가 주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1화 중 일부입니다.

슬립테크는 가장 광범위하지만 정복되지 않은 기회의 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가 2021년 8월11일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최지훈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가 2021년 8월11일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최지훈

잠잘 때 '숨소리'가 담고 있는 것

왜 '잠'을 사업 아이템으로 택했나요?

'잠'이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이 될 수 있는 데도 여전히 수면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못하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수면의학과'는 없습니다. 보통 수면 진료를 하는 곳은 정신건강의학과·호흡기내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치과·신경과까지 6곳으로 나뉘죠. 이러면 막상 불면증으로 각 과를 찾았을 때 그곳 기준의 진단만 받습니다. 알고 보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문제인데, 정신과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처방받을 수 있죠.

그나마 수면 상태를 종합 진단하는 병원을 찾아도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수면 진단을 제대로 하려면 병원에서 잠을 자야 해요. 온몸에 센서 수십 개를 붙이고서요. 게다가 한 사람이 한 공간을 차지하고 12시간에 가까이 병원에 머물러야 하죠.

그렇다 보니 진단을 원하는 숫자에 비해 관련 시설은 늘어나지 못했습니다. 에이슬립과 협업하는 분당서울대병원 기준, 수면 다원 검사를 신청하면 대기 기간이 최대 6개월이라고 합니다.진단받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생소한 공간에서 잠을 청하니 환자들도 불편하다는 문제점이 있었죠.

수면 상태 진단은 스마트워치와 같은 헬스케어 기기가 이미 하지 않나요?

물론 수면 중 중요 데이터(뇌파, 심박수 등) 1~2개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가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매일 장시간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서 몸에 뭔가를 착용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봤어요. 꾸준히 잠을 측정하려면 배터리도 챙겨야 하는 문제도 있었고요.

어렵게 측정을 하더라도 수면의 분석 정확도가 병원의 진단 결과와 비교할 때 일치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워치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의 수면 분석 결과도 병원의 데이터와 비교하면 일치도가 50~55% 수준입니다.간단한 모니터링과 일괄적인 개선 방식만 제안할 수 있는 거죠. 궁극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 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측정-분석-해결책 제공'이라는 '토털 케어(total care)'를 해보자는 취지로 솔루션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폴인(자료 제공 : 에이슬립)

ⓒ폴인(자료 제공 : 에이슬립)

에이슬립의 솔루션은 무엇이 다른가요?

가장 큰 특징은 뭔가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먼저 저희는 '마이크 레코딩' 기능을 활용해 수면 중 들숨날숨을 내포한 호흡음을 AI로 분석하여 수면 상태를 분석합니다.생각보다 쉽게 측정할 수 있지만, AI 기술이 결합함으로써 분석 정확도가 월등히 높아집니다.

두 번째는 송신기와 수신기를 활용해 비접촉식으로 수면 신호를 읽는 겁니다. 예를 들어 침대 왼편에 수신기를 설치하고, 침대 오른편에 스마트폰(송신기)을 두기만 하면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사용자가 침대 가운데에 누우면 송신기에서 수신기 신호를 활용해 호흡으로 대변되는 복부와 흉부의 움직임을 측정합니다. 이 측정은 와이파이 기술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두 가지 방식을 활용해 에이슬립의 솔루션이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수면 분석 정확도를 적어도 1.4배 이상 개선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에이슬립이 잠을 측정하는 방법. 수신기만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송신기로 활용해 호흡과 수면 신호를 분석한다. ⓒ에이슬립

에이슬립이 잠을 측정하는 방법. 수신기만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송신기로 활용해 호흡과 수면 신호를 분석한다. ⓒ에이슬립

진입장벽 높은 대학병원과의 협업, 어떻게 했을까?

소리(사운드)와 호흡 측정만으로 데이터가 개선되는 걸 어떻게 확인했나요?

병원의 실제 수면 데이터와 저희 솔루션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작업을 거치며 신뢰성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현재 저희는 병원의 데이터를 포함해 총 3800명의 수면 데이터를 비식별화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병원의 수면센터에서 하루에 4명씩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데 무려 900일 동안 모아야 하는 수준이죠.

그리고 저희의 비접촉 수면 측정 기술이 실제로 환자의 호흡 데이터를 잘 재현하는지를 확인했어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558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호흡 측정과 비교하면 90% 이상 호흡을 재현하더군요.수면을 분석하는 기술 역시 의사들의 분석 결과를 활용하며 그 수준을 끌어올렸어요.

병원의 협업을 끌어내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맞습니다. 3차 병원이라 불리는 대학병원과의 협업은 더 어렵고 드물죠. 저희도 맨땅에 헤딩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IR(investor relations) 하듯 병원에 직접 가봤어요. 불면증이 있다고 진료를 받으러 가서 "1~2분만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하고요.

물론 원하지 않는 분이 많았어요. 저희 이야기를 들어도 "말도 안 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소리와 호흡으로 수면을 분석하겠다고 하니 의학적 근거 없는 ‘무당’이라고 하는 분도 있었죠.뇌파만 해도 분석에 2~3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소리와 호흡으로 수면 분석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신 거죠. 혹시라도 연구에 실패하면 명성에 먹칠이 될 거라 판단한 거였습니다.

데이터 없이는 사업을 이끌어갈 방법이 없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진입장벽을 낮출 방법으로 다른 길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교수님들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뇌파 분석을 AI를 활용해 자동화할 방법을 떠올린 거죠.

신기하게 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뇌파 분석을 AI로 돕는 연구를 통해 국내 최고의 수면센터인 분당서울대병원과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병원과 함께 논문도 썼고, 다른 병원에 눈을 돌리지 않고 한 곳과 집중적으로 협업해 의료진의 신뢰를 얻는 데 애를 썼어요.

조금씩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신뢰도 얻고 나니 다음 논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뇌파 분석으로도 성과가 나오니 이번엔 호흡을 해보자"는 제안을 한 거죠.그렇게 호흡 관련 데이터를 얻었고, 저희의 솔루션도 수면센터 공간 4곳에 모두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데이터들은 어떻게 비즈니스로 이어졌나요?

B2B와 B2C 모델 모두 연결할 수 있는데요. 먼저 집중한 건 B2B였어요. 그 이유는 '슬립테크(sleep-tech)'가 국내에서 가진 이미지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더 나은 잠을 위해 지갑을 열지만 의외로 슬립테크라는 개념은 여전히 생소합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만 해도 슬립테크는 40조원 시장이지만, 국내는 3조원 정도거든요.

그나마 국내에서 나오는 솔루션도 단편적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마약베개', '타트체리'가 있고 스마트 디퓨저, 잠이 잘 오는 조명 등이 있죠. 물론 의학적 배경이 없는 건 아닙니다. 어떤 걸 먹거나 활용하면 수면의 질이 7% 증가한다는 식의 논문을 실물로 구현한 거죠.

하지만 이런 솔루션만 제공하는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상황을 모른다는 겁니다. 사람마다 겪는 상황이 모두 다른데 이를 모르고 솔루션만 제공하는 거죠. 저희는 반대로 솔루션을 앞단에서부터 보여주자는 취지로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파워가 높은 기업들과 먼저 협업해 슬립테크의 인식을 높이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크게 보험·IT·리빙 3가지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어요.

(후략)

※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 fol:in 에서 발행한 〈VC가 주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1화 중 일부입니다. 에이슬립의 창업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의료업계 전문가이자 투자자인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파트너의 시장 인사이트는 폴인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 더 자세한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코로나19가 몰아친 지금,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미래가 유망한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계속해서 이 시장을 주목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래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투자를 받고 성과내고 있는 스타트업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지 주목했습니다. 현업에서 활약하는 대표 주자의 이야기와 투자가의 관점을 폴인 스토리북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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