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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일본 1위 광고회사는 왜 'B팀'을 만들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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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요즘 MZ 세대 직장인들의 화두는 ‘정년 보장’이 아니라 ‘자기다움’입니다. 이들은 퇴근 후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자기다움’을 찾습니다.

외국 회사들 가운데는 이런 MZ 세대의 특성을 회사 일에 접목한 곳도 있습니다. 일본 광고회사 덴츠가 대표적인 사례가 입니다.

덴츠는 개인적 취향 등 ‘B면’(회사 업무와 관련된 모습을 ‘A면’이라고 할 때, 그 상대적인 개념)이 뚜렷한 직원 56명을 골라, 덴츠 B팀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DJ·소설가·스키 마니아 등 각자의 ‘B면’을 살려, 특수 크리에이티브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이 콘텐트 기획사 트래블코드와 함께 덴츠 B팀의 탄생 배경과 그들이 일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 이 콘텐트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 2화의 일부입니다.

혁신은 서로 다른 여러 정보의 새로운 결합으로 가능하다.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알로이스 슘페터

칸 광고제를 휩쓴 음악 레이블, 회사 내 'B팀'에서 탄생하다

칸 국제 광고제 사운드 디자인 동상, 굿디자인상 금상, 도쿄 아트 디렉터스 클럽 그랑프리상 등 온갖 상을 휩쓴 레이블이 있습니다. 공장 소리와 영상을 리믹스해 선보이는 인더스트리얼 제이피(Industrial JP)인데요. 공장 기계의 반복적인 움직임과 소음이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만나니 의외로 힙하고 미래지향적인 음악이 탄생했습니다. 이 레이블은 바로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의 작품입니다.

'덴츠B팀'의 대표 프로젝트 중 하나인 'INDUSTRIAL JP'

'덴츠B팀'의 대표 프로젝트 중 하나인 'INDUSTRIAL JP'

정확히는 개인적인 B면을 가진 덴츠 직원 56명을 모아 만든 특수 크리에이티브 팀인 '덴츠 B팀'의 수백 가지 성과 중 하나예요. 이 팀은 클라이언트의 요청 없이도 자체적으로 일을 벌여요. 각자가 그저 좋아서 꾸준히 해오던 B면을 본업에서 살릴 수 있다 보니 신이 나서 일합니다. 덴츠는 왜 B팀을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광고 회사가 음악 레이블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 최대 광고회사, 'B면 어벤저스'를 만들다

덴츠 B팀은 불가사의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처음 이 팀을 만들었을 때 회사에 공식적으로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수익도 올리고 있고, 요청받은 의뢰만 해도 1년에 300건이나 돼요.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에 왜 이렇게 많은 제안이 들어오는 걸까요? 어쩌면 일하는 방식에 대한 혁신, 직원의 개성을 살려 일했을 때 나오는 결과에 대한 기대 때문은 아닐까요.

처음 덴츠 B팀은 덴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구라나리 히데토시로가 받은 제안에서 시작됐습니다. 덴츠에 특수 크리에이티브 팀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죠. 2년 이내에 성과를 낸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목표도, 방법도 모두 알아서 해도 좋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그 기회 앞에서 히데토시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기존 광고업과 달리 아무도 의뢰하지 않았지만 미리 필요한 것을 발견해 새로운 가치관으로 옮겨가도록 돕는 팀, 호기심을 제일로 하고 개인적인 것을 소중히 여기는 팀을 만들겠다'고.

그렇게 덴츠 B팀은 시작됐습니다.

의욕적으로 몰아붙이기는 했지만 새로운 싱크탱크를 만들어 2년 내에 성과를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사람을 모으는 데 반년, 리서치에 1년, 콘셉트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하는 데 반년이 걸리고요. 실제 성과가 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죠.

우선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리서치 시간을 줄이는 법부터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찾은 답은 개인적으로 정통한 분야가 있는 직원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와도 인사이트를 뿜어낼 수 있는 사람들로요. 준비 시간을 0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었죠.

물론 본업에서 전문 분야를 고르는 것도 가능했겠죠. 하지만 구라나리 히데토시는 기왕이면 좋아해서 기꺼이 파고드는 분야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덴츠에서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려면, 본업과는 다른 근육을 쓰는 것이 좋으니까요. 정기적으로 모여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또 다른 일처럼 느껴지지 않길 바라기도 했고요.

그래서 각자의 B면이 뚜렷한 8명의 동료에게 정보 공유 모임을 제안했습니다. DJ, 소설가, 스키 마니아, 전직 은행원, 전직 편집자, 평화운동가, 사회학에 관심 많은 선배, 러시아인 카피라이터 등이 모였습니다.

사전 준비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덴츠 B팀' 구성원의 B면 이력서. ⓒ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덴츠 B팀' 구성원의 B면 이력서. ⓒ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평소에 뉴스와 SNS를 자주 보더라도 절대 얻을 수 없는 정보들이 쏟아졌어요. 어떤 언어로, 어떤 검색어를 쳐야 나오는지도 알 수 없거나 아예 인터넷에 없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직접 보고 들은 생생하고 밀도 높은 1차 정보로, 듣는 사람이 순식간에 영감을 받았죠. 누구나 하나를 들으면 다른 열 가지를 떠올릴 정도였어요. 2014년 7월, 덴츠 B팀의 전신이 된 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덴츠 B팀은 구성원을 차근차근 늘려 현재 56명에 이르렀어요. 인원을 늘릴 때도 원칙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한 분야에 한 사람'이어야 해요. 그 결과 AI, 반려동물, 건축 등 굉장히 다채로운 B면이 모였어요. 또 높은 수준의 정보를 가진 사람, 함께 잡담하며 즐기고 싶은 사람이어야 해요. 여기에 팀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팀워크도 필요하고, 일을 같이 해야 하니 실력이 있는지도 봅니다. 노는 것 같지만 엄연한 일이니까요.

"좋아하는 분야, 본업과는 다른 근육을 사용합니다"

B팀 구성원은 자신이 담당한 B면의 '특임 리서처'가 됩니다. 리서치에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저절로 그와 관련된 정보들이 머릿속에 축적되니까요. 또한 대학에서 전공한 분야나 전에 일하던 업계, 출신지에 대한 정보 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와 몸에 자연스럽게 흡수됩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공유하기만 하면 돼요. 그 분야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도, 그 분야 밖에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새롭고 가치 있는 것들이니까요.

이렇게 조사한 정보는 모두 온라인으로 클라우드에 올려요. 특별히 영감을 주거나, 다른 분야에 응용하면 무언가 탄생할 것 같거나, 동료가 꼭 알았으면 하는 정보들을 공유하는데요. 이런 정보는 앞으로 하게 될 일이나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잠재력’이 있는 재료들이에요. 그래서 자신의 B면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행동을 ‘잠재력 채집’이라고 부릅니다.

수집해 온 정보를 공유하는 회의는 한 달에 한 번 열고 꼭 대면으로 진행합니다. 직접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때 정보의 행간까지 전달할 수 있고, 그래야 정보에 깊이도 생기고 더 재밌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즉석에서 쏟아지는 생각 덕분에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어요.

구성원의 B면 활용을 극대화하는 잠재력 회의

회의 시간은 2시간입니다. 모두에게 돌아가며 5분의 발표 시간이 주어지고, 이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해요. 보통 20명 내외의 구성원이 모이니 발표가 끝나면 30분~1시간 정도가 남아요. 이제 본격적으로 잡담을 위한 시간이 펼쳐지죠. 발표 시간에 들은 정보에 대해 더 알고 싶다거나, 자신의 분야에도 그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거나, 누구누구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다는 등 특별한 아젠다 없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그거, 지금 담당하고 있는 일에 바로 활용할 수 있겠다', '아까 나온 건축 이야기와 쇼콜라티에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비슷하네', '그 이야기를 내 분야에 적용해 보면 이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다' 등 논의가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그날 모두가 발표한 정보뿐 아니라 각자의 기억, 현재 A면에서 맡은 미션, 앞으로 B면으로 만들려고 하는 결과물 등이 그들의 머릿속에서 입체적으로 재구성되는 거죠. 그런 것들을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그 발언이 다른 사람에게 자극을 주고, 그의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가공돼 또 다른 생각이 튀어나옵니다.

서로 다른 B면을 지닌 사람들끼리 부딪히면, 예상할 수 없는 접점이 무한히 생겨납니다. 그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일을 만들어내요. 이게 B팀입니다. -후루야 모에

5년간 잠재력 채집 회의에서 모인 사례만 70개 분야에서 3000건 이상이에요. 이 사례가 하나의 콘셉트로 발전되면 포브스 재팬 같은 외부 매체에 기고를 하거나 강연, 워크숍 등을 엽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프로젝트화 하는 게 좋겠다 싶으면 관련 B면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자체 기획 프로젝트를 추진해요. 덴츠 B팀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외부에서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후략)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콘텐트의 일부입니다.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 2화에서 덴츠 B팀이 인더스트리얼 제이피를 만들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도입한 국내 커뮤니티 인터뷰 등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 더 많은 콘텐트를 만나고 싶다면?

일하는 방식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지, 폴인의 콘텐트를 통해 함께 변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B면’을 A면에 살린 사례를 담았습니다.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일의 미래'를 상상해 보세요.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 콘텐트는 매주 화요일 폴인에서 연재됩니다.

▶ 지금, 폴인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https://foli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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